[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우리의 일자리는 파업이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우리가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였을 때 지킬 수 있는 것이다. 르노삼성자동차의 미래는 임직원들에게 달려있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임단협을 마무리하고 부산공장의 미래에 집중해야 한다."
르노 그룹의 제조·공급 총괄을 맡고 있는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Jose-Vicente De Los Mozos) 부회장은 21일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방문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달 초 영상 메시지를 통해 노조의 부분파업이 계속 진행된다면 올해 신차 물량 배정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20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부산으로 이동해 21일 오전 8시부터 약 10시간가량 부산공장에 머물면서 생산 현장의 주요 사항들을 점검했다. 특히 부산공장 내 조립, 차체, 도장, 파워트레인 등 각 공장의 세부공정 별 현장 책임자 및 중간 관리자들과의 간담회를 다섯 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특히 르노삼성의 2018년 임단협 교섭 지연과 연이은 부분파업으로 인해 회사가 직면한 상황 설명 및 현장 목소리 경청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임직원들에게 "이번 방문의 목적은 부산공장의 현재와 미래 상황에 대해 재점검하고 부산공장 임직원들에게 글로벌 시장의 현실 및 경쟁력에 대해 직접 설명하기 위함"이라며 "르노 그룹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부산공장의 미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이 21일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방문해 현장의 주요 사항들을 점검했다. 사진/르노삼성
또, "현재 부산공장의 시간 당 생산비용은 르노 그룹 내 공장 중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면서 "부산공장은 그동안 생산비용은 높지만 생산성 또한 높았기 때문에 유지될 수 있었지만 여기서 생산비용이 더 올라간다면 미래 차종 및 생산물량 배정 경쟁에서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페인 비야돌리드 공장 사례를 들면서 빠른 시일 내 임단협이 마무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야돌리드 공장은 2009년 이후 유럽 및 스페인 경제 위기가 맞물려 1300명의 임직원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경영 위기를 겪었다"면서도 "당시 비야돌리드 공장 직원들도 많은 파업을 진행했지만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으며, 진정한 변화는 3년간 임금 동결을 골자로 하는 노사 합의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비야돌리드 공장은 2017년 기준 25만대가 넘는 생산 물량 중 92%를 수출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생산성이 좋은 공장으로 거듭나게 됐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르노삼성 협상 당사자들 간 이번 임단협을 결론지어야 하며, 조속한 공장의 정상화를 통해 르노그룹과 르노삼성이 한국 자동차 산업과 부산지역 경제 발전에 앞으로도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모조스 부회장이 부산공장을 방문한 21일 오후 2018 임단협 16차 본교섭이 한 시간가량 진행됐지만 노사는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22일 부분파업이 이뤄지면, 지난해 10월부터 노조의 누적 파업시간은 144시간(38회)에 달하게 된다.
모조스 부회장이 공장 현장 책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르노삼성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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