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남북 IT 스타트업 협력 준비를 위한 운영포럼(가칭)이 오는 3월 본격 가동하는 가운데, 남북 IT 스타트업 협력이 실현되면 개성공단의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기존 섬유·봉제 등의 입주기업이 많았던 개성공단은 IT 스타트업 협력으로 '스타트업의 놀이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성공단이 남북 IT 스타트업 협력의 새로운 장이 될 경우 남북한 창업가들의 만남이자 기업가 정신의 교류를 의미하는 공간으로 재정립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운영포럼의 취지 또한 IT, 기술 스타트업 창업과 부가가치 창출, 남북의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성공단의 공간을 업그레이드하자는 것이다. 이 구상이 실현되면 개성공단은 남북 IT, 이공계 인재들의 활발한 교류의 장이자 창업 생태계가 작동하는 무대로 변모하게 된다.
이선호 전 서울창업디딤터 센터장은 개성공단 활성화를 위한 스타트업 창업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이 전 센터장은 △코워킹스페이스 운영 △창업보육센터 설치 △남북한 대학생 창업교류행사 등으로 개성공단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자고 제안한다. 실제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등에 따르면 개성공단에는 당장 남북 IT 인재들이 활동할 수 있는 코워킹스페이스로 기술교육센터, 종합지원센터, 아파트형 공장이 존재한다. 국내 스타트업 밸리의 대표 주자인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처럼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남북한 대학생 창업교류행사의 경우 정부 의지만 있다면 개성공단에서 즉각 실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전 센터장은 "남북 청년 창업가들의 기술, 아이디어 교류를 위한 개성공단에서의 창업경진대회는 매년 정기적으로, 바로 시행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같이 개성공단이 창업인프라를 갖춘 스타트업 단지가 되면 개성공단은 기존의 단순 생산기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술과 제품이 탄생하는 창업보육 클러스터가 된다. 이 전 센터장은 "개성공단에서의 남북 IT 스타트업 협력은 신기술 개발, 창업뿐만 아니라 기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사업 아이템, 제품 업그레이드 등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부연했다.
평양과학기술대 지식산업센터의 최세열 교수는 최근 포럼에서 개성공단을 '한민족 신(新) 실리콘밸리'로 새롭게 정의하면서 신 스타트업 수도(New Startup Capital)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개성공단을 창의공작실로 조성해 창의력 경진대회, 브레인스토밍, 3D 프린팅 디자인, 시제품 제작, 시장성 측정, 생산까지 이뤄지는 원스톱 창업 생태계로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통일부에 따르면 개성공단은 2010년 5·24 대북조치로 1단계(330만㎡)의 43% 수준에서 멈춰있다. 이는 개성공단 총 개발 예정 면적(3단계까지 2644만㎡)의 5.3%의 불과하다. 95%가량은 개발되지 않은 상태로 빈 도화지와 같은 셈이다. 중소벤처기업계 한 관계자는 "남북 IT 스타트업 협력 모델은 사실상 백지와도 같은 개성공단을 채울 설득력 있는 구상으로 보인다"며 "개성공단이 창업의 놀이터가 된다면 글로벌 스타트업 클러스터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남북 IT 스타트업 협력이 실현되면 개성공단은 국내외 스타트업의 놀이터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자료/'개성공단 활용 남북 스타트업 활성화 방안 심포지엄' 갈무리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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