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개성공단)"북 IT인력-남 창업가·투자자, 개성공단서 수평·화학적 결합"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통일-팁스' 제안
'과학기술 교육 스타트업' 구체적 협력 모델 제시도
2019-02-20 06:00:00 2019-02-20 06:00:00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남북 스타트업 협력은 남북한의 인재가 개성공단 공간 안에서 한 팀을 이뤄 기술·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팀 스타트업 방식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구상이다. 기존 상하 고용관계의 전통적인 경제교류협력에서 벗어나 수평적인 인적 교류가 이뤄지는 게 핵심이다.
 
남북 스타트업 협력 준비 운영포럼(가칭)이 본격 가동을 앞둔 가운데 남북 스타트업 협력 모델은 어떤 방향이 될지에도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12월 서울 팁스타운서 개최된 '개성공단 활용 남북 스타트업 활성화 방안 심포지엄'에서 그 힌트를 찾을 수 있다.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의 강호제 박사는 이 심포지엄에서 '통일-기술 창업지원 프로그램<Uni-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제안'을 발표했다. 이 제안은 중소기업창업지원법, 남북교류협력법을 근거로 하고 있다. 강 박사는 남북 IT 스타트업 협력을 골자로 새로운 남북 교류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북한의 특허·발명, 과학기술·이공계·IT 인력과 남한의 창업가, 전문가, 연구자, 투자자 등이 개성공단에서 팀 스타트업을 이룬다는 취지다. 
 
이스라엘식 기술창업 육성 프로그램인 팁스(TIPS)는 창업팀-인큐베이터(엔젤투자사)-정부가 맞물려 창업을 활성화하는 제도다. 남북 IT 스타트업 협력에서는 이른바 통일 인큐베이터(엑셀러레이터)-정부-남북 창업팀으로 구성돼야 한다는 게 강 박사의 의견이다.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의 변학문 박사 또한 강 박사의 취지에 공감하며 '과학기술 교육 스타트업'을 구체적 협력 모델로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과학기술 교육 콘텐츠 생산·출판, IT와 콘텐츠를 접목한 교육 상품 서비스 등이 해당된다. 남북의 과학기술(교육) 전공자, IT 개발자가 협업하는 방식으로 이 같은 상품과 서비스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변 박사는 4차 산업혁명이 사회적 화두인 남한과 '전민 과학기술 인재화'를 추진 중인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닿는 지점에서 상호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변 박사는 본지와 통화에서 "생활의 거의 대부분이 과학기술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며 "다양한 수준의 과학기술 속에서 남북이 협력할 만한 내용을 뽑아낼 수 있다면 더 많은 남북 인재들이 교류협력의 당사자로 스타트업에 참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남북 IT 스타트업 협력 모델은 기존 개성공단 경제교류협력 모델에서 한 단계 발전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1차 개성공단 협력 모델은 '남한 입주기업-북한 노동자'라는 고용-피고용의 관계에서 시작한다. 이는 남한의 중소기업이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는 정도에서 그친다. 반면 남북 IT 스타트업 협력은 남북 인재의 수평·화학적 결합이라는 데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상하 고용관계의 전통 방식에서 벗어나 적극적 업무 교류와 참여, 수익 분배를 도모하는 수평적 협력 모델인 것이다.
 
변학문 박사는 "남북의 스타트업 협력은 최첨단 수준의 과학기술이나 대규모 자본을 갖지 못한 사람들도 과학기술 교류협력의 직접적인 참여자, 남북 교류협력의 이해당사자가 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라고 부연했다.                                            
남북 IT 스타트업 협력 모델은 남북 인재가 개성공단에서 한 팀을 이루는 팀 스타트업 방식을 지향한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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