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 온라인거래 확대가 물가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취업자 수 감소를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향후 디지털혁신 가속화로 가계와 기업의 행태 변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온라인거래가 모바일거래 등의 활성화로 확대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11일 발간한 'BOK이슈노트-온라인거래 확대의 파급효과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민간소비가 회복되는 모습에도 불구하고 고용이 부진한 가운데, 물가는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반된 흐름을 두고 '아마존 효과'로 대변되는 온라인거래 확대가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등 온라인거래를 통한 소매판매는 지난해중 80조원으로, 전체 소매판매액의 18%를 차지했다. 이같은 규모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9% 수준이며, 독일과 일본도 7%대 수준에 머무른다. 특히 한국은 지난 2014년 이후 온라인거래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2014~2017년 소매판매 증가에 대한 온라인판매의 연평균 기여율이 과거 장기평균(2002~13년) 수준을 4배 이상 웃돌았다.
이같은 온라인거래 증가는 ICT 기술발전에 따른 스마트폰 보급률 상승, 간편결제시스템 활성화 등으로 거래의 편의성이 크게 증대된 데 주로 기인한다. 여기에 온라인 유통업체의 프로모션 강화 등도 일부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온라인거래 확대는 물가 및 도소매업 고용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은이 실증 분석해 본 결과에 따르면 2014년 이후 근원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연평균 0.2%포인트 내외의 하방압력을 발생시켰다. 또 취업자 수에 대해서는 연평균 약 1만6000명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김태경 한은 조사총괄과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2014년 이후 모바일거래를 중심으로 온라인판매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상품물가를 중심으로 근원인플레이션에 하방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온라인거래 확대는 온·오프라인 판매간 대체효과를 통해 도소매업 부문 취업자수 감소를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향후 디지털혁신 가속화로 가계 및 기업의 행태변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영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과장은 "가계 및 기업 수준에서의 미시지표 발굴, 구축 및 축적 등을 통해 경기 모니터링을 보다 정교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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