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LG디스플레이가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양산을 시작한 지 5년 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다. 대형 OLED 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상업용과 스마트폰용 등 다양한 IT 영역으로 확장시켜 미래 OLED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OLED 팹 전환도 시장 수요에 맞춰 단계적으로 이행한다. 아울러 공급과잉으로 고전하고 있는 LCD 부문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개선을 추진한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24일 3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OLED TV 부문의 분기 흑자 전환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며 "본격적으로 (사업을)확대하는 의미 있는 이정표"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시작이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이 같은 흐름을 이어나가 단기적인 성과로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3년 세계 처음으로 TV용 대형 OLED 패널을 양산했다. 당시 20만대에 그쳤던 판매량은 지난해 170만대를 넘어섰다. LG전자 하나였던 글로벌 OLED TV 생산업체도 일본의 소니와 파나소닉, 유럽 필립스, 중국 스카이워스 등 10여개로 확대됐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LG디스플레이는 2개 분기 만에 영업적자에서 벗어났다. 이날 발표된 3분기 영업이익은 1401억원. 전분기 2281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으며, 시장 예상치(601억원)도 크게 상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분기 대비 9% 증가한 6조1024억원으로 집계됐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에 건설 중인 8.5세대 OLED 공장을 비롯해 회사의 무게중심을 OLED로 옮기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내년까지 총 16조원의 투자도 이미 확정한 상태다. 김 부사장은 "전환 투자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주도면밀하게 계획을 수립한 상태"라며 "시장 업황 등을 고려해 판매와 수요에 대해 기회 손실 없는 최적화된 시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OLED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다양한 수요처 확보에도 주력한다. 현재는 TV가 대형 OLED 시장의 메인이지만 추후 상업용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다양한 영역으로 OLED 채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중장기적으로 롤러블, 투명 패널 등 혁신성을 갖춘 제품들도 다수 준비 중이며, 고객사들과도 협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4분기 애플향 제품 공급이 예정된 중소형 OLED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다. 폴더블 스마트폰 시대에 대비한 패널도 개발 중이다. 김 부사장은 "제반 시스템이나 시장 수요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사업구조상 여전히 LCD 의존도가 높은 만큼 불안한 업황은 불안 요인이다. 3분기에는 전반적 패널 판가 상승과 고객사의 재고 확충 수요에 따른 견조한 출하 등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지만 일시적 개선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LCD 업황은 중국을 중심으로 여전히 두 자릿수의 공급 증가가 예상되고 미·중 무역전쟁 등 거시경제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이를 의식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제품 믹스를 변경해 안정적 수익구조를 꾀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과거에는 수급이 가격의 주요 결정 요인이었지만 지금은 업체별 기술개발 수준, 투자 등에 따라 다양한 가격 운영 전략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보수적 관점에서 수요와 업황을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상반기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비상경영에 돌입했으며 지난달에는 생산직을 대상으로 첫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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