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삼성과 LG의 전자 계열사들이 다소 상반된 1분기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반도체, MLCC 등 부품 수익성 강화로 삼성 계열사들은 함박웃음을 지을 것으로 보이는 반면, LG 계열사들은 상대적으로 가라앉은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오는 6일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증권업계가 추정하는 매출은 61조4941억원, 영업이익은 14조694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1.7%, 48.5% 증가한 수치다. 반도체에서만 2분기 연속 10조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실적 호조를 이끌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D램 가격이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유지하고,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은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진행되면서 견조한 수익이 예상된다.
모바일 사업도 갤럭시S9 출시로 신제품 효과가 기대된다. 사전주문 확대를 위한 단기적이고 집중적인 마케팅을 펼쳤던 기존 방식 대신 꾸준한 마케팅비용 지출과 비용 절감으로 이익률을 상승시키는 전략 활용이 성과를 냈을 것이란 분석이다. 성수기 진입을 앞둔 가전 역시 무난한 성적이 기대된다. 다만 디스플레이는 부진이 불가피하다. 아이폰X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 소진과 스마트폰 시장 둔화로 AMOLED 부문 영업이익이 대폭 축소될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특수를 제대로 누릴 전망이다. 반도체와 함께 '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는 삼성전기 이익의 80%를 차지한다. MLCC는 전기차와 고기능 IT기기 등으로 수요가 빠르게 느는 반면 공급은 제한적이라 최근 들어 본격적인 가격 인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갤럭시S9 출시로 기판, 카메라모듈 등 주력 제품의 공급도 확대됐다.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1분기 13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배 이상 급증한 규모다. 매출은 21.6% 증가한 1조9098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 LG는 웃기에도 울기에도 애매한 상황이다. 맏형인 LG전자는 매출 15조3221억원, 영업이익 8496억원이 예상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늘어날 전망이지만 수익은 8%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축소, 부품 공용화 등 비용 절감 노력에도 MC사업본부의 적자폭이 전년 동기 대비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OLED TV, LG 시그니처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가전이 최고의 시절을 보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분기 영업이익 1조원대 복귀를 위해서는 스마트폰 사업 부활이 숙제다. LG전자는 늦어도 다음주 초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 상황은 한층 더 우울하다. 각각 6조1276억원, 706억원으로 제시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2012년 1분기 이후 6년 만의 적자를 우려하고 있다. LCD TV가 패널 수요 부진으로 가격 하락이 예상보다 길고 깊었으며, 중소형 OLED는 의미 있는 매출 증가 대신 E5 라인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 부담이 더해졌다. OLED TV 패널은 주문량은 증가했지만 생산물량의 한계로 수요 대응이 어려웠다.
LG이노텍은 매출 1조9150억원, 영업이익 560억원이 예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6% 늘겠지만 이익은 16% 위축됐을 것으로 추산됐다. 1분기가 비수기인 데다, 애플의 아이폰X 판매 부진 등으로 카메라 모듈, 3D 센싱 모듈, RF-PCB 등 고부가가치 부품 매출이 감소한 탓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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