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삼성전자 지배구조가 명확해졌다. 인사 일정을 마무리하는 조직개편에서 관심을 모았던 사업지원TF의 업무 조정은 없었다. 기존 미래전략실의 일부 업무만 맡아 이사회 보조 역할에 한정된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TF를 통해 계열사와 연결된다. 그룹 의사결정 구조의 최상단에 위치, 투명 및 책임경영의 숙제를 풀게 된다.
삼성전자가 22일 발표한 조직개편안에는 소폭의 사업조정만 담겼다. 지배구조 관련 변화 내용은 없었다. 한 달여를 끈 인사 일정에서 삼성이 내놓은 지배구조 방안은 이사회 중심 체제로 귀결된다. TF는 이전 미전실 업무의 일부만 가져왔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TF는 전략(재무·M&A), 인사 업무를 수행한다”며 “인사는 삼성전자 인사팀과 별개로 계열사간 인사 이동 등 공통업무만 맡는다”고 말했다. 기존 미전실의 대관, 법무, 홍보, 감사, 금융지원 등의 업무는 배제됐다. '미전실의 부활'이라는 시선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주요 의사결정을 이사회가 하고 이를 계열사에 전파하는 게 TF의 몫이다. 의사결정에 필요한 계열사 상황을 이사회에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도 맡는다. 삼성전자 의사결정 구조는 이사회가 회사경영 방침과 업무집행에 관한 중요사항을 의결하도록 돼 있다. 이러한 권한은 이사회 내 6개 위원회에도 위임돼 있다. 위원회는 사내 유관부서와 협력한다. 거버넌스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가 인사팀, 경영위원회가 지원팀과 각각 연결된다. 이들 업무는 모두 TF가 맡아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할 전망이다.
특히 경영위원회는 경영전략, 구조조정, 재무 등을 심의·결의하고 있다. 사외이사로 구성된 다른 위원회와 달리 구성·운영 등이 모두 이사회 결정으로 이뤄진다. 현재는 권오현 회장, 윤부근·신종균 부회장 등 사내이사 3명이 구성원이다. 이들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이후 권 회장 후임으로 이사회 의장을 맡을 이상훈 사장의 합류가 유력하다.
이재용 부회장은 미전실 해체 당시 이사회 권한을 키워 투명·책임경영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인사 태풍의 배경도 이와 같다. 부친세대와 결별, 친정체제를 구축한 핵심에 이상훈·정현호 투톱이 있다. 사업지원TF 팀장이 정현호 사장이다. 의사결정 과정에 ‘복심’을 심으면서도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했다. 이는 정부가 제시하는 재벌개혁 요구도 일정 부분 충족시킨다. 앞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재벌 3세들은 이사회 의장 역할에 제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사업체제 틀을 유지한 채 소폭의 사업단위 조정만 단행했다. DMC연구소와 소프트웨어센터를 통합한 삼성 리서치를 출범시켰다. 산하에는 AI센터도 신설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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