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상장사들이 상반기 불황형 흑자에서 탈피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반으로 대폭 증가하는 호실적을 달성하며, 연간 순이익 100조대 안착 전망을 밝혔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상장사 영업이익은 82조원, 순이익은 64조원으로 역대 최고치였던 작년 상반기를 훌쩍 웃돌았다. 그간 상장사들은 구조조정과 비용감축으로 매출만 증가하는 불황형 흑자 기조를 이어왔다. 하지만, 상반기 실적은 매출뿐 아니라 이익이 함께 성장하는 호황을 반영한 결과여서 의미가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초와 같이 급격하게 실적 상향이 이뤄지진 않지만, 하반기 실적 전망치에 대한 신뢰가 이전 실적 시즌에 비해 탄탄하다"며 "시장은 호황이 지속될 걸로 내다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간 상장사들은 구조조정과 비용감축으로 매출만 증가하는 불황형 흑자 기조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 상반기 실적은 매출뿐 아니라 이익이 함께 성장하는 호황을 반영한 결과여서 의미가 있다. 사진/뉴시스
코스피, 82% '흑자'…증권업 영업익 73% 급증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상장법인 533사(금융업 별도)의 연결 매출액은 910조원으로 작년 보다 8.20% 늘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78조원, 61조원으로 19.19%, 24.44%씩 증가했다.
삼성전자(005930)의 매출액 비중은 12.26%였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더라도 실적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99조원, 54조원으로 작년 상반기 보다 7.85%, 6.79%씩 늘었다.
금융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7조원, 14조원으로 작년 상반기 보다 45.7%, 26.8% 증가했다. 특히 증권사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증권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1539억원으로 72.9% 급증했고, 순이익도 9106억원으로 68.4% 증가했다.
이 밖에 의료정밀, 철강금속, 전기전자 등 14개 업종의 매출액이 작년 상반기에 비해 늘었고, 운수장비, 섬유의복, 전기가스업 등 3개 업종은 매출이 줄었다. 순이익은 비금속광물, 전기전자, 기계 등 8개 업종에서 증가한 반면, 운수창고, 전기가스, 운수장비 등 9개는 감소했다.
상반기 중 순이익 흑자를 달성한 기업은 438사로 82.18%를 차지했고, 95사(17.82%)는 적자에 머물렀다.
영업이익이 가장 큰 기업은 삼성전자로, 작년 상반기 보다 61.71% 늘어난 23조9649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SK하이닉스(5조5183억원), SK(2조8090억원), 현대차(2조5952억원), 포스코(2조3440억원), 한국전력(2조3096억원)이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영업적자를 낸 기업 중에서는
현대상선(011200)의 적자규모가 2593억원으로 가장 컸고, 삼성SDI(-618억원), 금호타이어(-507억원), 한진중공업(-503억원), 한진중공업홀딩스(-455억원), 한국항공우주(-273억원) 순이었다.
코스피 상장 기업의 연결 부채비율은 110.90%로 작년말에 비해 3.96%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IT·비 IT 동반 증가…33%는 '적자'
코스닥 상장기업 실적 역시 작년 상반기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적자를 기록한 기업(33.47%) 비중이 유가증권시장(17.82%)에 비해 높았다.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744사의 연결 매출액은 75조6164억원으로 작년 상반기에 비해 11.39%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4조6133억원, 3조5536억원으로 22.64%, 44.82%씩 늘었다.
업종별로는 IT업종(385사) 매출액이 10.97%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45.90%, 55.14%씩 늘어났다. 비 IT업종(615사)의 매출액은 12.8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19.67%, 16.63%씩 늘어났다. 세부적으로는 제조, 1차산업, 제약의 매출과 순이익은 모두 늘었지만 전기가스, 오락문화는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전체 기업 중 495사(66.53%)가 상반기 순이익 흑자를 기록했으며, 249사(33.47%)는 적자였다.
영업이익은
셀트리온(068270)이 227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다우데이타(1848억원), 톱텍(1501억원), 에스에프에이(1225억원), CJ오쇼핑(1182억원)이 1000억원 이상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파라다이스 영업손실이 350억원으로 가장 컸고, 대유위니아(-292억원), 신라젠(-272억원), 쏠리드(-254억원), KH바텍(-223억원) 등이 200억원 넘는 영업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96.12%로 작년말 보다 1.59%포인트 상승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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