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기자]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본격적인 경영정상화에 돌입한다는 계획이지만,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수주 불황과 금융권 지원 불투명성 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3일 법원으로부터 '기업회생절차 종결' 결정을 받았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5월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이후 14개월 만이다. 장윤근 대표는 기업회생절차 종결 직후 담화문을 내고 "직원 모두가 희생정신과 위기 대처 의식을 토대로 회생절차에 적극 임하여 주신 덕분"이라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3일 기업회생절차를 벗어났다. 사진은 STX조선해양 전경 모습. 사진/STX조선해양
STX조선해양은 한때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과 더불어 국내 조선 빅4로 불렸던 대형 조선소다. 2013년 저가수주로 대표되는 업황 부침과 대규모 회계 부정 사건 등을 겪으며 채권단과의 자율협약에 들어갔다. 세계 최대 조선소였던 중국 대련의 무리한 확장도 주된 원인이었다. 이 과정에서 2012년 3091명에 달했던 임직원은 올 3월말 기준 1450명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함께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렸던 강덕수 전 회장의 꿈도 무너졌다.
조기 법정관리 졸업에도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우선 일감 확보가 시급하다. 현재 남은 일감은 16척에 불과하다. 중형 조선소로 색깔을 달리 하면서 중국과의 차별화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아울러 금융권이 중소 조선소들을 중심으로 기피하고 있는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올해 1~5월 금융권이 발급한 RG금액 1조4200억원 가운데 중소형 조선소가 받은 금액은 1% 수준인 141억원에 그친다. 결국 2007년 20개가 넘던 중소형 조선소는 현재 10개만이 남아있다.
심상목 중소조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중소형 조선소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할 수 있는 선박금융 정책을 펴야 한다"면서 "중소 조선소들도 요트나 해양플랜트 지원선과 같이 고부가가치 특수선으로 선종 다각화 전략을 펼쳐 수익성 강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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