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부동산)청약 훈풍에 호황 지속…"문제는 내년"
부산·서울 등 올해 상승세 주도…각종 규제 강화에 깡통주택 우려 커져
2016-12-28 16:14:44 2016-12-28 16:14:44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청약시장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 호황이 작년에 이어 올해 내내 지속됐다. 전세난과 저금리 기조가 지속된데다, 갈곳 잃은 유동자금이 단기 시세차익이 가능한 부동산으로 몰렸다. 하지만 연말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과 정부의 규제 강화, 가계부채 관리 대책 등이 잇따르면서 시장은 소강상태로 마감됐다.
 
특히, 내년에는 기준금리 인상과 잔금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 공급과잉 우려 등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악재들이 연이어 겹치며 위축 국면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가격 하락폭이 클 경우 깡통주택 속출에 의한 국내 경기 침체의 단초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11월말 기준 0.71% 올랐다. 대구와 충청권, 경상권 약세로 인해 지방이 0.29% 떨어졌지만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1.78% 오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역별로는 제주(6.70%)와 부산(3.65%), 서울(3.11%)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들 지역은 올 한해 분양시장 훈풍이 꾸준히 이어진 곳이다.
 
부산은 올해 평균 청약경쟁률 102.3대 1을 기록하며 전국 최고 분양시장 호황을 누렸다. '명륜자이'에는 346가구 모집에 무려 11만명이 넘게 청약에 나서며 523대 1의 경이적인 경쟁률을 보였고, '마린시티자이'도 450대 1로 뒤를 이었다.
 
또, 제주(36.7대 1)와 서울(23.1대 1)도 전국 최고 경쟁률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주택시장 호황이 이어진 것은 강남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서울과 지방 부산, 세종 등의 청약시장 열기 때문이었다"며 "새아파트 분양가가 크게 오르면서 주변 기존 단지들의 가격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올해 주택시장은 청약 열풍이 이어진 지역을 중심으로 높은 상승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연말 규제 강화 등으로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부산의 한 견본주택 모습. 사진/대림산업
 
 
하지만 정부가 1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청약시장 투기수요를 옥죄면서 연말 주택시장 상승세는 크게 움추러 들었다.
 
올해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은 상반기 0.04%에 불과했지만 하반기 0.68%를 기록할 정도로 '상저하고' 현상이 뚜렸했다. 하지만 11.3 대책 이후 상승폭이 크게 줄면서 최근에는 하락 전환을 코 앞에 두고 있다.
 
특히, 내년 주택시장은 호재보다 악재가 많아 전망을 더욱 어둡다. 30만가구 수준이던 입주물량은 내년 37만가구, 2018년 41만가구로 늘어 과잉공급 우려가 현실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1%대 기준금리 속에서도 미국의 금리인상이 선반영되면서 국내 주택담보대출금리는 3%대를 넘어섰고,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부동산 관련 대출에 대한 원리금 상환 부담을 키운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인 국내 경기 침체 속에서 나홀로 호황을 이어온 만큼 가격 하락에 대한 부담도 더 클 수 있다. 특히, 매수세의 급격한 위축에 따른 가격 급락이 나타날 경우 깡통주택으로 인한 국내 경기 회복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남영우 나사렛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국내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주택시장을 기반으로 한 건설업이 그나마 버팀목이 됐지만 당장 내년부터 가격 하락 가능성이 커지면서 건설·부동산업 호황세도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심리에 민감한 부동산 시장의 위축 폭이 커질 경우 깡통전세 속출 가능성도 높다. 이는 결국 소비심리 악화 등 전체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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