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청약시장을 중심으로 투기성 수요가 몰리며 기존 주택까지 전반적으로 뜨겁게 달궈졌던 주택시장이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가계부채를 우려한 각종 규제가 잇따르며 발목을 잡고 있다. 거기에 주택시장 비수기인 1~2월을 앞두고 있어 급락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연착륙을 통한 가격 안정세가 바람직하지만 또 다시 롤러코스터 장세 연출이 재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2월 첫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올랐다. 지난 10월 주간 단위로 0.08%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최근 7주 연속 상승폭이 줄며 안정세로 접어든 모습이다. 서울 역시 10월 0.22%에 달했던 상승률이 최근 0.02%로 줄며 상승세가 한 풀 꺾였다.
주택정책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 역시 최근 시장 흐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지난 13일 "아직은 (11.3 대책 발표 이후)한 달 밖에 안돼서 (내년)1~2월 상황을 봐야 한다. 판단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지금은 어느 정도 거품이 빠지고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고, 내년부터 잔금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이 예정돼 있다. 여기에 정부는 최근 정책모기지 지원 대상을 축소하기로 했다.
또 디딤돌대출에 대해 DTI(총부채상환비율)를 최대 80%까지 적용하던 것과 기존주택 처분조건부 대출 허용 등도 올해 말로 종료된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정부의 연이은 대책과 미국발 금리인상 우려 등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택시장 경착륙이 우려된다"며 "실수요자의 자금조달 부담 완화를 위한 주택금융규제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가격 상승폭이 서서히 줄면서 주택시장이 가격 상승세가 안정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최근 대출 규제 등이 연이어 나오면서 경착륙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택시장 전통적 비수기인 1~2월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경착륙 우려를 키우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보면 작년 12월 8143건에 달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올해 1~2월 각각 5431건, 4925건으로 크게 줄었다.
1~2월에는 가격 역시 약세를 보여 왔다. 최근 3년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변동률은 연간 2.47% 수준이었다. 가을 이사철이 한창인 10월이 0.54%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1월에는 평균 0.07%가 오히려 떨어졌다. 2월 역시 0.09% 오르는데 그쳤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제 성장에 비해 최근 2~3년간 주택가격은 급격히 올랐다. 실수요자의 주거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등 가격 안정세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급락은 피해야 한다. 가격이 급격히 떨어질 경우 하우스푸어 양산 등 역효과가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격 하락이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을 도울 수는 있겠지만 국내 경기 상황이 더 악화돼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한문도 한국부동산학박사회 회장은 "정부와 금융당국 등의 유기적인 협의를 통한 연착륙 유도를 통해 주택경기 갑작스런 침체에 따른 전반적인 국내 경기 악화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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