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분양시장, 천당과 지옥 오락가락
전반적 호황 속 연초·연말 약세…"내년에도 움추러들 듯"
2016-12-25 11:00:00 2016-12-25 11:00:00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작년 분양시장은 역대급 물량이 쏟아졌음에도 청약수요가 대거 몰리며 열풍을 이어갔다. 하지만 올해 초에는 과잉공급 우려와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다소 주춤한 모습으로 출발했다. 이후 3월을 지나면서 전세난과 저금리 지속 등으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수요가 대거 몰리며 전국적으로 청약 흥행이 다시 이어졌다. 작년보다 오히려 더 뜨거웠다.
 
하지만 최근 11.3 부동산 대책 여파로 청약요건이 크게 강화되면서 다시 소강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식었다 데워졌다를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연출됐다. 대출금리 인상과 잔금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 등으로 내년 역시 올 연말의 움추러든 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25일 금융결제원 지난 1·2월 전국 분양단지는 각각 26곳, 23곳에 불과했다. DMC파크뷰자이, e편한세상 천안부성 등 대형사들의 브랜드 단지들 마저 미달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나마 서울 신반포자이와 대구 범어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정도가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을 뿐이다.
 
하지만 3월 분양단지는 57곳으로 두 배 넘게 급증했다. 또, 개포지구 재건축 사업의 첫 분양 포문을 연 래미안 블레스티지에는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강남구에서 단일단지에 청약접수 1만건 이상이 몰리며 최고 78.1대 1로 마감을 기록했다. 이어 계약 8일만에 완판되면서 강남 재건축 열풍을 주도했다.
 
이후 분양시장에는 역대급 물량이 쏟아졌던 지난해를 넘어설 정도로 많은 물량이 공급됐고, 저금리 속 내집 마련 실수요와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수요가 혼재하면서 높은 인기를 이어갔다.
 
리얼투데이가 금융결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전국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28만7000가구 모집에 408만9000명이 몰리며 14.2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9대 1을 가뿐히 넘어섰 것일 뿐만 아니라 2009년 이후 역대 최고 기록이다.
 
특히 부산은 평균 102.3대 1의 전국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고, 세종(50.8대 1), 제주(36.7대 1), 대구(36.8대 1)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도 23.1대 1에 달했다.
 
단일 단지 최고 경쟁률 역시 부산이 휩쓸었다. 부산 명륜자이와 마린시티자이는 각각 523.5대 1, 450.4대 1로 전국 최고 인기 단지로 주목받았다.
 
지난 3월 '래미안 블레스티지' 견본주택 모습. 올해 분양시장은 투자성 수요가 대거 몰리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11.3 대책 이후 다시 소강상태로 접어든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청약시장이 너무 달아오르자 정부는 과열지역을 중심으로 한 선별적 맞춤형 대책인 11.3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이후 청약시장에는 투기수요가 대거 빠지면서 빠르게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는 모습을 보였다.
 
11.3 대책 여파로 분양단지는 10월 71개에서 11월 49개로 급감했고, 11월 청약을 접수한 단지 중 경쟁률이 높은 단지들은 10곳 모두가 11.3대책 미적용 지역이거나 대책 이전 입주자 모집공고를 마친 단지였다. 
 
특히, 서울은 대책 이후 분양단지들의 경쟁률은 크게 낮아졌다. 70대 1이 넘기도 했던 서울 신촌 분양단지는 겨우 30대 1을 조금 넘겼고, 일부 단지는 중대형에서 1순위 미달이 나오기도 했다.
 
내년 분양시장은 올 연말과 같은 차분한 움직임이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갈록  낮아지면서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는 "올해 주택 분양 승인 실적이 45만가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내년에는 40만가구에도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는 공급과잉과 정부의 규제 강화, 대출금리 인상 등 다양한 악재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빠르게 실주요자 위주로 재편이 예상된다"며 "분양가의 적정성, 입지, 평면 등에 따른 수요자들의 선호도는 크게 차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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