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디스플레이 산업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변화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주요 패널 업체들이 LCD 패널 생산에서 발을 떼고 OLED 투자를 확대하면서 새로운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시기다.
LCD 패널 가격 상승세 지속…상승폭은 둔화
올해부터 계속된 LCD 패널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TV 대형 사이즈 수요 증가와 함께 국내 주요 업체들의 LCD 생산량 감소로 수급이 안정화될 전망이다.
TV 패널 중심 사이즈가 40인치대로 넘어가면서 수요가 높은 대형 패널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LCD TV 세트 출하량은 2억2100만대로 전년대비 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출하면적은 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TV 평균 인치 사이즈가 올해 41.4인치로 전년 39.4인치 대비 2인치 상승했기 때문이다. 개별 TV 사이즈의 대형화는 수급의 개선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LCD 업황에 긍정적이이다.
주요 업체들의 OLED 전환에 따른 LCD 라인 구조조정도 패널 가격에 긍정적이다. 국내 패널업체들은 LCD에서 OLED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생산라인 가동 중단으로 패널 수급이 안정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국내업체들의 생산량 감소에도 중국 패널업체들의 지속적인 캐파(생산능력) 증설로 전체 패널업체들의 공급면적이 내년 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부정 요소다.
LCD라인의 OLED 전환 본격화…플렉시블 시장 확대
내년 디스플레이 산업은 OLED가 주도할 전망이다. 대형 OLED와 더불어 중소형 OLED 라인 증설이 기대된다.
우선 65인치 OLED TV가 대중화되면서 대형 OLED TV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IHS 따르면 65인치 OLED TV 판매량은 올 1분기 2만2000대에서 2분기 3만2000대로 판매량이 급증했다. 패널 원가 하락으로 65인치 OLED TV 소비자 가격이 같은 기간 4897달러에서 3885달러로 떨어져 판매량을 무려 51%까지 끌어올렸다.
TV 수요 증가세와 함께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자동차 등에도 OLED가 적용되면서 OLED 수요는 급증할 전망이다. 특히 구부러지는 플렉시블 OLED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플렉시블 OLED 시장은 올해 약 5900만대에서 2020년 약 4억1600만대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하반기에 출시될 애플 아이폰8(가칭)의 플렉시블 OLED 패널 채택으로 상반기부터 패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반으로 접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구부러지는 OLED 패널 양산이 가능한 6세대 플렉시블 OLED라인의 공정 노하우를 확보한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업체들의 독과점이 예상된다.
세계 중소형 OLED 시장의 95%를 차지한 삼성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 OLED 생산라인에 올해 10조원 가량을 투자할 예정이다. 올해 시설 투자액 대부분을 플렉시블 OLED 패널 전용 라인인 A3 라인에 사용한다. 내년 추가적인 OLED 캐파 증설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 하반기쯤 OLED 캐파 증설을 위한 신규공장 건설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며 "신규공장을 건설하는데 1~2년 가량 시간이 필요한 만큼 2018년부터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모바일 기기에 본격적으로 채택되기에 앞서 내년 신규 투자 결정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LG디스플레이도 플렉시블 OLED 투자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전체 시설투자 규모 4조5000억원 중 2조원 가량을 플렉시블 OLED에 투자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 파주 사업장 내 P9 공장에 월 1만5000장 규모의 6세대 플라스틱 OLED 생산 라인을 구축키로 했다. 설비 증설 공사는 오는 2018년 3분기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의 플라스틱OLED, 즉 POLED는 유연하고 가공하기 좋아 삼성전자의 갤럭시 엣지 모델과 같이 모서리를 둥글게 할 수 있고, 종이처럼 접는 디스플레이도 만들 수 있다.
스마트폰 OLED 기술 추정. 출처/IHS
중국 업체들의 공세 가속화…OLED 투자도 감행
중국 패널 업체들의 공세도 위협이 되고 있다. 중국 패널업체들의 LCD 캐파 증설은 현재형이다. 업계에서는 BOE, CSOT, HKC 등을 포함한 포함한 중국 패널업체들의 내년 5세대 이상급 LCD 공급면적은 올해보다 14~19%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패널업체들의 LCD 시장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오는 2018년에는 LCD 시장 내 주도권이 기존 국내 패널업체들에서 중국 패널업체들로 완전히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으로 중국 업체들의 중소형 OLED 신규 투자 집행도 예상된다. 특히 BOE를 중심으로 중국 업체들이 중소형 플렉시블 OLED패널 생산라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다만 LCD와 달리 숙련된 기술자 확보가 어려워 국내 업체와 기술 격차를 줄이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중소형 및 대형 OLED 시장 확대를 위해 필연적인 설비투자가 국내뿐 아니라 중국 패널업체들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이제 디스플레이 산업은 OLED를 통해 새로운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혜실 기자 kimhs2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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