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한국의 스타트업이 벤처기업 수 증가 등 외형적인 측면에서는 확대됐지만 영업이익이나 고용창출력 등은 둔화돼 질적으로 정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의 스타트업이 벤처기업 수 증가 등 외형적인 측면에서는 확대됐지만 영업이익이나 고용창출력 등은 둔화돼 질적으로 정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뉴시스
17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국내외 스타트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벤처기업 수는 2000년 8798개에서 작년 3만1260개로 3배 넘게 증가했다.
다만 벤처기업 수 증가율은 2010년 약 30% 수준에서 작년에는 10% 이하로 둔화됐다.
무엇보다 벤처기업들의 질이 나빠졌다. 매출액 증가율은 2010년 연 18.9%에서 2014년 11.2%로 감소했고, 평균 매출액은 같은 기간 72억2000만원에서 71억9000만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평균 영업이익은 4억2000만원으로 동일했고, 평균 영업이익률은 5.9%에서 5.8%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벤처기업 당 평균 근로자는 27.3명에서 24.0명으로 떨어졌다.
반면 중국이나 인도의 스타트업 투자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전세계 스타트업 투자 중 중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2011년 5.4%에서 작년 16.2%, 인도는 2.5%에서 5.4%로 늘어났다.
중국 리커창 총리가 작년 3월 각종 행정규제의 축소·철폐 및 자금 지원을 선언하고, 인도 모디 총리는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15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 영향이다.
국내 벤처캐피털(창업투자회사)의 신규 벤처투자 규모는 2010년 1조910억원에서 2015년 2조858억원으로 증가했지만 벤처캐피털의 혜택을 얻는 기업은 전체 벤처기업의 3.3%에 불과했다.
국내 벤처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지적재산권은 기업당 2010년 6.7개에서 2014년 7.4개로 증가했지만 분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적재산권 관련 분쟁을 경험한 스타트업의 비율은 70%나 됐으며 응답자의 79%가 이런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현재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과 비교해 자사 주력 제품(서비스)의 기술력 수준이 '미흡' 또는 '열세'라고 응답한 벤처기업 비중은 2010년 19.7%에서 2014년 30.1%로 증가해 체감 기술력 수준은 하락하고 있다.
전해영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신성장 동력과 창조경제 기반 마련을 위한 스타트업 생태계 기반 확충 및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며 "민간 주도의 스타트업 활성화 정책을 마련하고 제도 기반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 선도 산업인 모바일 및 의료·헬스 부문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도록 국내외 스타트업 투자 확대가 시급하다"며 "해당 부문을 집중 지원 산업으로 선정해 창업자금 지원 확대, 창업에 필요한 재무·법률 컨설팅 제공 등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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