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60달러까지 올라도 물가 1.5%…저유가 지속에 활용 전략 마련해야
30달러로 하락시 1.0% 전망…원유 공급은 늘고 소비는 줄어
2016-04-26 15:30:07 2016-04-26 15:30:07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국제유가가 세계경제의 완만한 회복세와 석유 수출국들의 산유량 조절 등으로 원유시장의 초과 공급이 예상보다 빠르게 해소돼 배럴당 60달러까지 상승해도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는 1.5% 상승에 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즉 국제유가가 현재 수준보다 높아져도 소비자물가는 여전히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얘기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6일 발간한 '국제유가의 국내 물가 변수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배럴당 37.2달러인 두바이유 가격이 12월 당초 전망치인 배럴당 46.3달러까지 완만하게 상승하면 올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에 머물 전망이다. 
 
이럴 경우 생산자물가는 전년보다 1.5% 떨어지고 수출물가와 수입물가는 각각 8.1%, 2.8%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세계경제의 완만한 회복세와 석유 수출국들의 산유량 조절 등으로 연말까지 두바이유 가격이 당초 전망치보다 32% 높은 배럴당 60달러까지 오를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5%에 그치고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1.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물가와 수입물가 전망도 각각 -7.5%, -1.1%다.
 
반면에 세계경제가 예상보다 느리게 회복하고 향후에도 산유량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12월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30달러로 당초 전망치보다 더 낮아질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자물가와 수출물가, 수입물가도 각각 -2.3%, -9.1%, -5.5%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세계 원유 소비는 미약한 글로벌 경기 회복세 속에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원유 수입이 많은 미국과 유로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을 보일 뿐더러 이들 국가의 올해 원유 소비 증가율도 1년 전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 세계 원유 소비 증가율은 1.2%로 지난해 1.4%보다 0.2%포인트 하락하고, 소비량은 일일 약 9485만배럴로 전망된다.
 
세계 원유 공급은 이란의 증산과 미국의 원유 순수입 감소 등으로 소폭이지만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경제제재 해제로 이란의 원유 생산량과 수출량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 세계 원유 공급 증가율은 0.7%로 지난해의 2.6%보다는 둔화됐지만, 공급 규모는 일일 약 9644만배럴로 원유 소비량보다 일일 159만배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향후에도 저유가 상황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또 올해 연말에 국제유가가 현재 수준보다 60% 이상 높아져도 소비자물가는 여전히 전년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에 따라 "향후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저유가 현상을 활용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저유가로 인한 저물가의 혜택이 소비 진작으로 이어지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세금 환급 등의 정책을 소득별로 맞춤형 형태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연구위원은 "저유가 상황에서 수급 요인이 아닌 이벤트적 요인에 따라 크게 변동하는 국제유가 흐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국제유가 급변동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 경제 체질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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