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성재용 기자]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이한
금호산업(002990)이 경영정상화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말 6년 만에 채권단의 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을 졸업한데 이어 새해 들어서자마자 신규수주 물량을 확보하며 재기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부채 털기와 낮은 유동비율만 해결하면 경영정상화에 한발짝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호산업은 부산 수영구 남천동 일대 남천삼익빌라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928억원 규모의 이 사업은 총 400여가구의 아파트를 짓는 것으로, 금호산업의 올 해 마수걸이 수주다.
뿐만 아니라 금호산업은 연초부터 각각 수백억원대 토목·주택사업 시공권을 따내면서 수주 확정을 목전에 두고 있다. 새해 들어서면서 수주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금호산업은 작년 워크아웃 중에도 2조5000억원 규모의 신규수주를 기록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이는 재작년 매출액(1조5235억원)보다 64%보다 많은 수준이다. 특히 이 가운데 공공수주로 1조1000억원의 일감을 확보하면서
대림산업(000210)과
대우건설(047040)에 이어 업계 3위에 랭크됐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대형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면서 워크아웃 기간 중 사상 최대의 수주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수주역량과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려 '강한 건설사'로 거듭난 결과"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택시장에서도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경북 구미, 충남 아산, 세종시 등 지방 신규분양사업장들이 일찌감치 완판됐고, '악성 미분양'으로 남아있던 일부 단지 물량도 전량 소진하면서 연간 미분양 '제로(0)'를 달성했다.
▲구미형곡 금호어울림 포레(486가구) ▲아산모종 캐슬 어울림 2차(794가구) ▲세종시 2-1생활권 더 하이스트(1417가구) 등 총 2697가구 모두 지역 내 1순위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전부 초기 분양 완판을 달성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실적도 개선됐다. 3분기 들어서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했으며, 2014년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이어지던 순손실도 흑자전환됐다. 또 최근 업계 '어닝쇼크의 원흉'으로 꼽히는 미청구공사액(3475억원)이나 미수금(1465억원, 이상 3분기 기준)이 전년에 비해 24%, 28% 줄어들면서 실적 우려에 대한 부담도 덜었다.
이 관계자는 "꾸준한 신규수주로 매출이 늘면서 수익성이 호전되고 있으며 해외 부실수주 등 잠재적 위험요소가 많지 않은 만큼 현재 17위인 시공능력평가순위도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높은 부채비율과 낮은 유동비율은 해결해야 할 우선 과제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에 비해 36%p 개선됐지만, 여전히 574%를 기록해 비슷한 규모의 회사에 비해 다소 높은 상황이다. 부채비율은 높을수록 외부 자본 의존도가 높다는 뜻으로, 200% 안팎이 현실적인 수준이다.
유동 비율도 20%p 개선되는데 그쳤다. 유동비율은 1년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1년 이내에 갚아야할 부채보다 얼마나 많은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20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이 기간 금호산업의 유동비율은 101.35%를 기록했다.
하지만 회사가 이제 막 워크아웃을 졸업한 만큼 두 부분 모두 개선의 여지가 크다.
금호산업 측은 "향후 민자사업, 해외사업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면서 견실한 경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더 강해진 금호산업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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