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현대카드의 자동차 복합할부 상품 판매가 급증하자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사진)의 입지에 미묘한 변화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있다.
모회사인 현대자동차그룹은 복합할부 취급을 꺼려하고 있지만 현대카드는 복합할부 상품을 파는데 다시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현대차그룹 내 흔들리고 있는 정태영 사장의 입지 때문이라는 재계와 금융권 안팎의 분석도 적지않다.
3일 금융당국 및 현대카드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지난해 4분기 복합할부 취급규모(6600억원)가 1~3분기 누적 취급규모(6200억원)를 넘어섰다
현대카드는 지난 2013년 말 복합할부 상품 폐지가 거론된 시점 이후부터 취급규모를 줄였지만 현대차가 카드업계간의 복합할부 수수료 협상을 본격화한 지난해 4분기부터는 현대카드의 복합할부 취급규모는 오히려 크게 늘어난 셈이다.
이를두고 금융권에서는 곧 발표될 지난해 실적에 대해 정 사장이 부담을 느꼈기 있기 때문이란 해석이 파다하다.
복합할부 논쟁속에서 수익성 마저 악화되면 카드시장에서 현대카드는 입지를 잃어버리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현대카드는 복합할부 상품을 편취상품이라고 결론을 내린 상태다. 카드업계에서 출시 예정인 복합할부 대체상품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 아울러 복합할부 수수료도 현대차가 주장하는 체크카드 수준(1.3%)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시장이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판매를 줄이기가 쉽지 않다"며 "현재 이슈가 가맹점수수료 협상으로 넘어간 만큼 (복합할부 상품을 파는데) 큰 문제는 없으며 올해도 영업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복합할부를 비정상적인 상품이라고 인정했고 (우리와) 동종업계인 현대카드가 오히려 판매를 늘린 건 명백한 이중행보"라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정태영 사장의 행보가 현대차그룹 내 입지 변화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현대차와 금융당국의 사이에서 정태영 사장 입지 구축, 수익성 유지, 시장평판 등 여러 각도에서 고민하고 있는 점이 많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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