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김민성기자] #서울에 사는 현대카드 고객 A씨는 얼마 전 보험료를 카드 포인트로 결제한 뒤 의문점이 생겼다.
현대카드 M포인트로 구매했던 현대 기프트 카드나 신세계 백화점 상품권과 포인트 적용 방식이 달랐기 때문이다.
그동안 A씨는 10만원짜리 현대 기프트카드를 구매하기 위해서 15만 포인트를 결제했다. 10만원의 상품 구매를 위해 5만포인트를 더 쓴 꼴이다. 하지만 현대라이프 생명 보험료 3만원은 포인트를 추가 부담하지 않고 3만포인트 그대로 결제됐다.
현대카드의 반대로 무산됐던 '1원=1포인트' 정책을 계열사 등을 통해서는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고객의 선택권과 혼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했던 금융당국의 정책을 무시했지만 뒤로는 계열사 지원의 한 방식으로 1원=1포인트 및 포인트 전액결제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 M포인트만으로 전액결제가 가능한 상품 중 1원=1포인트가 적용되는 경우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라이프 생명의 보험과 현대카드가 운영하는 M포인트 몰 구매, 카드론 결제, M포인트 기부 등이다.
이를 제외한 현대 기프트카드의 경우 15만 포인트가 10만원으로 교환되며 신세계 백화점 상품권은 1포인트가 0.67원으로 결제된다. SMS 문자서비스 비용 결제 또한 450포인트가 300원으로 결제돼 1원=1포인트가 적용되지 않는다.
현대카드는 앞서 감독당국의 추진했던 '1포인트 1원' 정책에도 꿋꿋했지만 계열사인 현대라이프에는 특혜를 준다고 볼 수 있다.
2013년 11월 금융위가 신용카드 포인트로 연회비를 납부하는 방안을 2014년 상반기에 시행하도록 권고했지만 현대카드는 '1포인트=1원' 원칙을 적용하라는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르지 않고 기존의 M포인트 적립 방식을 유지키로 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각 회사의 마케팅 전략은 존중돼야 하지만 고객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점에선 포인트 정책을 통일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의 추진 정책까지 무시했지만 뒤로는 현대라이프에 이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계열사를 밀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태영 사장은 지난 2012년 출범 당시 "2년 내에 흑자를 내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지만 현대라이프는 아직도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녹십자생명 인수 후 현대자동차그룹과의 시너지를 기대했지만 생각만큼 실적이 오르고 있지는 않다"며 "현대카드가 실적 안나는 계열사 지원방식으로 무리하게 포인트 정책을 쓰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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