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전자기기를 통해 시청한 프로그램도 시청 조사 범위에 포함시키는 통합시청조사 도입 방안에 대한 기본 윤곽이 공개됐다.
29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한국방송학회와 공동으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스마트미디어 시대, 시청점유율 조사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방통위가 통합시청점유율 제도 도입 계획을 밝힌 후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업계의 의견을 정기적으로 청취해 왔지만 공개적인 의견 수렴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방송학회는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스마트미디어 시대, 시청점유율 조사의 현황과 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김진양기자)
통합시청점유율 제도 도입은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기존 시청 조사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우려에서 논의가 시작됐다. 스마트폰이 4000만대 이상 보급되며 TV수상기가 아닌 스마트폰과 같은 디바이스를 통한 TV 시청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방통위의 '2013년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10대의 61.8%, 20대의 67.3%가 가장 중요한 미디어 도구로 스마트폰을 꼽았다. TV를 선택한 비중은 각각 14.8%와 13.9%에 그쳤다.
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고정형 TV 시청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현행 시청률 조사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반영이 안되고 있다"며 "야외활동 증가로 실시간 방송 시청이 감소하고 VOD 시청이 늘고 있지만 이 역시 정확히 집계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방통위에서는 시청 조사 대상을 TV에서 PC, 모바일로 확대하고 실시간 방송과 VOD를 아우르는 통합 시청점유율 조사를 계획하고 있다"며 "조사 방식에서도 유선 전화 베이스에 면접 조사를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소개했다.
고 상임위원은 "방송 산업의 발전과 광고산업의 발전이라는 정책적 목표를 갖고 합리적 방안으로 개선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구체적인 의견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통합 시청조사는 세계적 추세..각국 상황따라 방식은 상이
통합 시청조사의 기본 발상은 '가정 내에서 고정 TV수상기로 시청하는 실시간 방송'에 한정됐던 종전의 시청조사의 범위를 '옥외에서 PC, 스마트폰으로 시청하는 비실시간 방송'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텔레비전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을 얼마나 시청하는가를 조사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범위가 확장된 만큼 누적 시청자 수 등 새로운 지표가 포함될 수 있는 여지도 열려있다.
해외에서는 영국, 덴마크, 캐나다, 독일 등에서 통합 시청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자국의 미디어 환경 차이를 반영해 패널 구성이나 방식에 차이를 두고 있다.
정용찬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ICT통계분석센터장은 "통합 시청조사는 세계적인 추세로 많은 나라가 관심을 보이고 추진하고 있다"며 "이해당사자들이 필요에 의해 관련 기구를 설립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해외 사례를 기반으로 국내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다양한 측면에서 고려를 해야 한다"며 "단번에 해결하기 어렵다는 특성상 단계적으로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TV 이외 단말기·비실시간 방송 포함.."실제 소비행태 반영"
방통위는 통합 시청조사의 대상 범위를 방송사의 계약 여부와 상관없이 시청자가 시청하는 방송 프로그램으로 하되, 본방 프로그램과 동일하지 않은 형태로 설정코자 한다.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실제 소비 행태를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옥외 시청 조사 범위에서는 현재의 기술적 제약을 고려해 패널이 직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단말을 통한 시청조사에 국한하고, 중장기적으로 패널이 직접 보유하지 않은 단말로까지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비실시간 시청의 채널 귀속은 해당 프로그램이 최초 편성되거나 방영된 곳으로 하며, 비실시간 시청 포함 기간은 본방송 이후 7일의 시청분 합산을 우선 순위로 뒀다.
동시에 여러개의 단말로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시청한 경우에는 동시 시청 단말의 수만큼 분할 처리하고, 별도 패널을 운용하되 조사 결과는 단순 합산을 한다.
조사 결과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규제보다는 시장의 우선적 활용에 방점을 두기로 했다.
성욱제 KISDI 방송미디어연구실 연구위원은 "통합 시청조사 논의 자체가 규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규제를 떠나 논의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업계에서도 꾸준히 제기했던 이슈인 것을 감안해 시장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계기로 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실시간과 비실시간 모두 프로그램 단위로 발표할 것"이라며 "시장에서의 활용정도 추이를 살펴본 후 시청률의 합산·공표 방식에 대해 추가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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