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수설..블랙베리는 어떤곳?
2015-01-15 14:14:51 2015-01-15 14:14:51
[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블랙베리(舊 RIM)는 컴퓨터 자판을 연상시키는 쿼티 키보드로 글로벌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미 육군 등 군사 관련자가 애용할 만큼 보안성이 뛰어나 한때 노키아와 세계 시장에서 1, 2위를 다툴 정도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사용하면서 '오바마 폰'으로도 익히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2009년 한국법인 블랙베리코리아를 설립하며 정식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애플, 삼성전자(005930) 등에 밀리면서 지난 2013년 상반기 국내시장에서 철수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3분기 기준 1%를 넘지 못할 정도로 추락했다. 권토중래를 노렸지만 명성 회복은커녕 잇단 대규모 손실에 매각 위기에 처했다.
 
(사진=로이터통신)
 
◇B2B시장 강자..부메랑된 자체 OS
 
블랙베리는 지난 1999년 처음 스마트폰을 출시해 업계의 명실상부한 선두주자로 불렸다.
 
특장점은 블랙베리 '엔터프라이즈서버(BES·Blackberry Enterprise Server)'라는 업무용 모바일 솔루션이다. 이 소프트웨어는 블랙베리가 만든 유료 소프트웨어로, 보안성이 높고 기존의 엔터프라이즈 시스템과 무선으로 연동할 수 있다. 회사 밖에서도 사내 인트라넷과 연결돼 이메일, 일정관리, 기타 회사용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어 모바일 비즈니스를 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블랙베리는 편리한 이메일 송·수신과 보안성을 앞세워 기업용 스마트폰으로 이름을 떨쳤다. 2008년 미국시장 판매 1위를 기록했으며, 2009년에는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집계한 글로벌 시장 2위에 올랐다.  19.7%의 높은 시장 점유율로 노키아의 뒤를 바짝 뒤쫓았다.  
 
하지만 아이폰, 갤럭시 등 다른 스마트폰들이 쏟아지면서 블랙베리의 발목을 잡았다. 이들 제품은 블랙베리에서 제공한 기능은 물론, 이를 넘어서는 다양하고 편리한 사용자경험을 지원해 B2B 시장뿐만 아니라 B2C시장을 유혹했다.
 
특히 블랙베리의 뒤처진 개방성이 성장을 가로막았다. 스마트폰의 최대 강점은 자유롭게 앱을 내려받아 활용하고 즐기는 것인데, 블랙베리는 자사 운영체제(OS)인 블랙베리만 고집했다.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다양한 앱을 통해 소비자를 유혹하는 것과 달리 블랙베리는 앱 생태계가 극도로 취약한 자체 OS에 매달렸다. 타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과는 호환할 수 없어 블랙베리 사용자들끼리만 사용 가능하다는 점 또한 불편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는 곧 실적으로 나타났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세계시장을 점유율을 높이면서 양강 구도를 구축하는 사이 블랙베리는 지난해 3분기(시장조사업체 IDC 기준) 시장 점유율 1% 미만으로 급전직하했다. 삼성전자 23.7%, 애플 11.7%와 큰 차이를 보인 것. 
 
하드웨어와 함께 블랙베리 OS의 점유율도 내림세다. 지난해 3분기 0.5%를 기록한 데 이어 2018년에는 0.3%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몰락에 잦은 CEO 교체..신제품 선보이지만 '글쎄'
 
스마트폰의 추락은 블랙베리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CEO의 교체와 임직원 감축도 감행됐다.
 
공동 창업자이자 CEO였던 짐 발실리와 마이크 라자리디스는 지난 2012년 1월 물러나고 토르스텐 하인스가 새 CEO 자리에 올랐다. 그는 OS 블랙베리 10과 스마트폰 Z10, Q10 등을 내놨지만,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블랙베리는 2013년 하반기 2015 회계연도까지 회사 운영비용을 50%까지 감축하겠다는 목적으로 임직원 약 4500명을 감원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 5000여명 인력 감축에 이은 대규모 감원 조치였다.
 
이후 그해 11월 존첸으로 또 한 번의 CEO 교체가 단행됐다. 새로운 수장인 존첸 블랙베리 CEO는 지난해 쿼티 키보드를 탑재한 단말기의 업그레이드 버전 '블랙베리 클래식'을 선보이며 반전을 꾀했지만, 이미 추락한 점유율 회복에는 속수무책이었다.
 
그는 최근 블랙베리는 스마트폰에서 몰락을 딛기 위한 발판을 마련 중이다. CES 2015에서 자동차용 OS인 사물인터넷용 플랫폼 'QNX'를 공개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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