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현대중공업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충격적 실적을 내놨다.
이번에는 영업손실이 무려 2조원에 육박한다. 2분기 1조1000억원대를 포함해 2·3분기 동안 3조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 원인은 플랜트 분야의 공사손실충당금과 조선 분야의 신규 수주 급감이다.
2분기에 이어 플랜트 분야 손실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에 비해 신규 수주도 크게 줄면서 적자 폭을 더 키웠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부터 4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세계 조선시장을 지배하던 시장 1위로서의 체면은 찾아볼 수 없게 됏다.
다만 4분기부터는 셰일가스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LNG, LPG선 등 고수익 선박의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남은 조업일수를 고려하면 올해 수주 목표를 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한국조선의 위기다.
현대중공업(009540)은 30일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2조4040억원, 영업손실 1조9346억원, 당기순손실 1조460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5.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 당기순이익도 적자를 지속했다. 1조1000억원대의 손실을 기록했던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3.2% 줄고, 영업손실은 75.3% 더 확대됐다.
최대 손실 기록을 경신하면서 시장에 미치는 충격파도 컸다. 이날 현대중공업 주가는 오름세로 시작했지만 실적 부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일 대비 5.21% 하락한 데 이어 오후 4시30분 현재 시간외거래에서 6.2%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10만원선도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3분기 다시 한 번 사상 최대 손실을 기록한 가장 큰 이유는 플랜트 분야와 조선 계열사의 공사손실충당금을 미리 반영했기 때문이다. 조선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이 수주한 선박 생산이 지연되면서 총 1조1459억원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데다, 발전 플랜트 부문에서도 7791억원의 손실이 더해졌다.
여기에 조선 부문에서 신규 수주도 급감하면서 실적을 끌어내렸다. 현대중공업은 올 3분기까지 조선 분야에서 총 133억달러를 수주했다. 올해 수주 목표인 250억달러에 비하면 53% 수준에 불과하다. 남은 4분기 동안 영업에 매진한다고 해도 목표치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주요 사업부문 별로 보면 총 7개 사업부 중 전기전자, 그린에너지를 제외하고 조선, 해양, 플랜트, 엔진기계, 건설장비 등 전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수주가 감소했다. 3분기 누적 기준 플랜트는 전년 동기 대비 66.1%로 수주 실적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이어 조선(27.8%), 해양(19.9%), 건설장비(19.7%), 엔진기계(8.0%)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업부문 중 매출액 비중이 가장 적은 편에 속하는 전기전자(25.8%)와 그린에너지(39.6%)만 전년 동기 대비 수주액이 증가했다. 하지만 매출에 대한 기여도가 워낙 낮아 주력 부문의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모든 분야에 대한 강도 높은 쇄신을 통해 4분기에는 반드시 흑자전환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임원축소, 조직개편을 시작으로 현재 고강도 개혁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본부장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 사업본부별로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전략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계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한편 전 사업부문에 걸친 공정점검과 원가절감을 통해 손익개선을 추진하고, 사장 직속으로 제도개선 전담팀을 설치해 젊은 직원들이 원하는 것을 경영에 적극 반영하는 등 조직문화를 젊고 역동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뉴스토마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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