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AI 기지개 켠 한국…전문인력 확보 시급
행안부 '범정부 초거대 AI 공통 기반 구현 사업' 진행
대통령실도 공공 부문 'AI 전환' 강조
"조달 전문성 우려…인재 육성 집중해야"
영국, AI 인재 양성 위한 장기 투자 계획
2025-07-01 09:17:09 2025-07-01 10:37:41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미국과 영국 등 인공지능(AI) 선도국들이 공공부문에 AI를 적극 도입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범정부 차원의 공공 AI 인프라 구축에 나섰습니다. 다만 내부 AI 전문 인력 확보는 숙제로 남아 있는데요. 정부와 공공기관에 민간 AI 기술을 효율적으로 접목하기 위해서라도 내부 인력 자원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국행정연구원(KIPA)의 '국가별 공공부문 AI 도입 및 활용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의 경우 공공 부문 내 AI 활용을 통해 업무 생산성과 시민들의 공공서비스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우리 정부도 공공부문 AI를 도입하려는 목적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대표적 예로 행정안전부가 진행 중인 '범정부 초거대 AI 공통 기반 구현 사업'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공공기관이 보안 우려 없이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컴퓨팅 자원과 공통 데이터, 개발 환경 등을 제공한다는 게 목표입니다. 사업 발주처인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앞서 제안요청서에서 "각 부처가 AI 모델을 검토·선정하는 과정이 제각각 이뤄져 같은 작업을 반복하는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기관별로 민간 AI 모델을 개별 구매하면서 예산 낭비 및 적정성 문제도 제기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민간 기업의 AI모델을 검증·표준화된 형태로 제공하는 '범정부 공통 기반' 마련에 나선 것이죠. 최근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삼성SDS 컨소시엄(삼성SDS·네이버클라우드·세림티에스지)을 선정한 상태입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통령실도 최근 공공 부문 AI 전환(AX)을 강조했습니다. 하정우 대통령실 AI 미래기획수석은 지난달 25일 '제8회 전자정부의 날' 기념행사에서 "현재 미국, 영국, 중국 등 AI 선도국들은 공공 AX를 통해 AI 산업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면서 "인공지능 책임관(CAIO)을 중심으로, 국민이 요청하기 전에 필요한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공무원의 일하는 방식 자체를 전면적으로 개선해 AI 혁신정부를 구현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CAIO는 조직의 AI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입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앞서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관련 생태계와 인프라 조성을 지시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이미지=챗GPT)
 
다만 이를 뒷받침할 정부 내부 전문 인력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조세현 KIPA 실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정부와 공공기관이 민간 기술을 활용할 때 내부에 AI 전문가가 없으면 조달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며 "외부 전문가 고용은 현실적으로 비용 부담이 커 내부 인력 양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러면서 "네이버 등 민간 기업과의 교류를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AI 관련 공공 부문 임금 수준을 개선해 인재의 해외 유출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공공부문 AI 인재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선 상황입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공공 AI 전문인재 양성 특별과정'을 운영하며 공무원들이 클라우드 기반의 실제 AI 개발 플랫폼 환경에서 AI 기술을 실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교육합니다. 중국 동부 저장성에서도 최근 지방 공무원을 대상으로 4개월간의 AI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곳은 영국입니다. 영국은 향후 10년에 걸쳐 AI 인재 양성을 이루겠다는 장기 투자 계획을 세운 바 있는데요. 여기에는 공공 데이터 개방 및 활용 촉진 등을 통해 민간부문과 공공부문의 AI 기술 개발·도입을 장려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조 실장은 "싱가포르와 영국에서는 민간 AI 전문가와 공공기관의 기술 협업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라며 "국내에서도 공무원들이 관련 역량을 갖출 수 있게 정부 차원에서의 노력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습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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