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동서식품 진천공장에서 대장균이 검출된 제품을 다시 섞어 최종 완제품을 생산한 정황을 발견하고, 지난 13일 해당 제품에 대해 판매 금지 조처를 내렸습니다.
당시 '포스트 아몬드 후레이크' 제품이 처음으로 적발이 됐고요, 이후 식약처의 조사에 따라 3개 제품에 추가로 유통 금지 명령을 내려졌습니다.
서울서부지검 부정식품사범 합동수사단은 오늘 서울 마포구 동서식품 본사와 연구소를 압수수색했습니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문제가 된 제품을 생산한 동서식품 진천공장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동서식품이 대장균군이 발견된 제품을 다시 사용한 것을 두고, 식품업계는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제조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제품은 폐기해야 하는데, 밀봉된 제품을 뜯어서 넣었다는 것은 사실상 완제품을 다시 사용한 것이란 설명입니다.
이에 대해 동서식품은 해당 대장균군이 공기 중에서도 발견될 수 있는 일반적인 균이라고 설명했고요, 규정에 따라 출고 전 살균 처리를 했기 때문에 완제품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동서식품은 시중에 판매 중인 제품에 대해 식약처가 조사를 진행하는 만큼 그 결과에 따를 방침입니다.
반면 국내 시리얼 업계 2위인 켈로그는 현재 식약처로부터 공인받은 외부 기관에 검사를 의뢰해 세균 발생 시 자동으로 보고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유통 금지에 이어 검찰의 수사까지 진행되면서 소비자들은 집단행동으로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논란이 시작되자마자 다음 아고라에서는 동서식품 제품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는 오는 22일까지 동서식품 시리얼 제품에 대한 소비자 피해 사례를 모집할 예정입니다. 경실련은 수집된 사례를 바탕으로 법적 검토를 거쳐 소비자 집단소송을 전개할 방침입니다.
경실련은 지난 2010년에도 동서식품 시리얼 제품에서 비슷한 안전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별도의 자정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소비자와 시민단체의 집단행동이 예정되면서 시리얼을 포함한 전 제품에 불매운동이 확대될 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동서식품이 가장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은 커피믹스로, 올해 8월까지 커피믹스 시장의 누적 점유율은 동서식품이 81.5%로 확고한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남양유업(003920)은 12.5%, 네슬레는 3.9%를 기록했습니다.
업계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그동안 확고히 유지했던 동서식품의 시장 점유율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최근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후발업체의 마케팅이 더 강화되면서 이러한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서식품의 주식 50%를 보유한 주식회사 동서의 총 배당금이 실적과 상관없이 상승하고 있는 것도 구설에 오르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서의 현금 배당금은 지난 2011년 397억원, 2012년 470억원, 2013년 54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동서의 매출액은 4704억원으로 전년보다 2.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10억원으로 0.6% 감소했습니다.
동서의 최대주주는 김상헌 전 회장으로 22.6%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김석수, 김종희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총 67.4%에 해당합니다.
논란이 확대되자 동서식품은 오늘 공식 홈페이지의 사과문을 통해 당국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식품 안전과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해왔습니다.
하지만 안전 관리에 소홀했다는 도덕적 비난과 함께 대대적인 불매운동으로까지 펼쳐질 조짐을 보이면서 동서식품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