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제습기 업체들의 판매 경쟁이 다음주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장마가 예년보다 늦어지면서 제습기 판매가 부진한데다 재고가 급격히 쌓이면서 업체들의 근심은 깊어가고 있다. 하지만 장마가 시작된다는 소식에 업체들은 판매 경쟁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4일 업계에서는 제습기 시장이 지난해 130만대 규모에서 올해 두 배 가량인 25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장 기간 장마 덕분에 지난해 제습기 시장은 '급팽창'했다. 지난 2012년 40만대 규모에 불과했지만, 일년새 130만대까지 급성장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습기 제조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올해 유래 없는 마케팅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제습기 신제품 출시가 시작됐는가하면 저마다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광고모델을 기용하고 갖가지 이벤트를 벌였다. 이들 업체들은 아열대로 변하고 있는 한반도의 기후가 제습기 판매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랐다.
지난해는 6월17일부터 8월4일까지 무려 49일간이나 계속됐던 장마가 올해는 2주 가량 늦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4일은 장마전선이 소강상태를 보이겠지만 5일 제주도와 전라남북도에 비가 시작돼 6일과 7일부터 전국이 장마전선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6일 이후 장마전선의 위치와 강도도 유동적일 것으로 예상돼 '비가 계속 오는 장마'가 계속될지도 의문이다.
지난해 보다 늦어지고 최대 절반 가량이나 짧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장마에 업체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이미 쏟아부은 마케팅 비용에 대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데다 재고 비용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장마가 늦어지며 제습기 판매 일수가 줄어들게 돼 업체들의 매출 감소에도 직격탄을 날릴 것으로 판단된다. 제습기 과잉 생산이 재고 및 비용 부담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제습기 생산 현장(사진=뉴스토마토 DB)
한 업체 관계자는 "제습기가 안 팔리는 것은 아니지만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 재고가 쌓여가고 있고, 재고 비용도 걱정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늦어진 장마와 함께 세월호 영향도 판매 위축을 가져온 요인 중의 하나"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비가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렸다"면서 "기우제라도 지내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마가 늦어지면서 제습기를 판매할 수 있는 절대 판매일수가 줄어들어 6월 매출에 적지 않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장마가 시작된다는 소식에 업체들은 본격적으로 판매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제습기가 필요하다고 느낄만한 날씨가 계속되길 바라면서 장마 기간 동안 마케팅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업체 간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다음 주부터 프로모션을 시작하는 등 마케팅에 더욱 활발히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양매직도 4일부터 제습기 홍보대사에 정주희 아나운서를 발탁하는 등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위닉스 관계자는 "몇 일전부터 장마가 시작돼 홈쇼핑 판매량이 20~30% 정도 늘었다"면서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즌으로 본다"고 말했다. 위닉스 역시 유통경로 등에 따른 할인과 사은품 행사와 함께 판매에 더욱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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