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넘어 전력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합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확보가 주요 병목으로 떠오르면서 직접 투자에 나선 것입니다. 데이터센터 증설이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AI 메모리 수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월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0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미국 전력 인프라 개발업체 랜시엄(Lancium)에 최대 30억달러(약 4조2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입니다. 우선 20억달러를 투자해 랜시엄 지분 약 20%를 확보하고, 향후 전력망 연결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10억달러를 추가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랜시엄의 기업가치는 약 100억달러로 평가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랜시엄은 미국 텍사스주를 중심으로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인프라를 개발하는 업체입니다. 전력망 연결과 전력 공급을 지원해 데이터센터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특히 오픈AI와 오라클 등이 추진하는 대규모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의 텍사스 데이터센터 캠퍼스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투자는 엔비디아가 AI 가속기인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을 넘어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 등 기반 시설로 투자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AI 데이터센터는 수만~수십만 개의 GPU를 동시에 가동해야 하는 만큼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를 좌우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특히 엔비디아가 추가 투자 조건으로 전력망 연결을 내건 점도 눈에 띕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AI 데이터센터 증설에서 안정적인 전력 확보의 중요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엔비디아는 최근 AI 모델 개발사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에도 잇달아 투자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에 오픈AI에 300억달러(약 42조5000원)를 투자하기로 했고, 5월에는 데이터센터 운영 업체 IREN에 최대 21억달러(약 3조원)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랜시엄 투자로 전력 인프라까지 직접 챙기는 모습입니다
엔비디아의 AI 인프라 투자가 실제 데이터센터 증설로 이어지면 국내 메모리 업체의 수요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에는 HBM이 필수적으로 탑재되고, 데이터센터에는 서버용 D램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도 대규모로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K-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AI 메모리 수요 증가 흐름에 발맞춰 생산능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장기적 수익성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됩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두 번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올해 말 착공할 계획으로 1.4나노 공정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추가 팹 확보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용인과 청주 생산시설에 총 54조3000억원을 신규 투자해, 용인에서는 HBM을 비롯한 첨단 D램을, 청주에서는 낸드 생산능력을 각각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칩만 확보한다고 지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전력이 같이 따라줘야 한다”며 “전력 문제가 풀려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어나면 GPU와 함께 들어가는 HBM은 물론 서버용 D램이나 SSD 수요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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