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내정자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내정자가 2012년 부총재직을 내려놓고 나간지 2년여만에 한은으로 돌아왔다.
외부출신으로서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던 김중수 현 총재와 달리 조직 안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방향으로는 이 내정자가 '중도파'로 분류되는만큼 물가안정이나 경기부양, 글로벌 등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선 이 내정자는 지난 2012년 부총재를 끝으로 퇴임하면서 현 총재와 대립각을 세웠었다.
그는 당시 퇴임사를 통해 "'글로벌'과 '개혁'의 흐름에 오랜 기간 힘들여 쌓아 온 과거 평판이 외면되면서 적지 않은 사람이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어 "60년에 걸쳐 형성돼 온 고유가치와 규범이 하루 아침에 부정되면서 혼돈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김중수 총재의 정책 방향과 조직 운영 방향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당시 한은 내부에서는 '개혁'과 '글로벌'을 내세운 김 총재가 파격적인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하면서 반발 기조가 상당했다. 내부 신망이 두터운 주요통화정책 라인이 좌천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 내정자가 김중수 총재식 내부 개혁과 통화정책에 상당한 변화를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파격 인사는 없겠지만 일부 조직 정상화 움직임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내정자가 김중수식 개혁 방향에 쓴소리를 하며 한은 본연의 물가안정책무를 역설했다는 점에서 '매파'로 분류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은 관계자는 "부총재 재임 당시 소수의견을 내는 성향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금융위기 당시 대폭적인 금리 인하책으로 시장을 안정시키는 등 매파로 분류하기는 힘들다"고 평가했다.
이 내정자가 '중도파'로서 물가안정목표를 유념하면서 정부정책 조합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일각에서는 김중수 총재와의 대립각 등의 후광으로 이 내정자가 선정됐다면 한은에 대한 정부의 입김이 강화될 여지가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중수 총재와 관계가 안 좋아 뒷말이 많겠지만 내부출신으로 조직이해도가 높고 지역색이 없어서 청문회는 무사히 통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2012년 개정된 한은법에 따라 역대 총재 내정자로는 처음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후보자가 내정됨에 따라 국회는 20일 안에 청문회를 연 뒤 그로부터 사흘내 심사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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