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의 선두권' 삼성-LG의 순위 다툼, 앞으로 어떻게
2013-08-27 15:55:13 2013-08-27 15:58:38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삼성과 LG가 각각 100경기 이상 치른 가운데 아직도 선두 팀의 향방은 오리무중이다. 압도적인 선두로서 순위 경쟁을 '리그 2위권 싸움'으로 엮어간 예전의 SK와는 달리 불안한 선두 자리가 이어지는 것이다.
 
삼성과 LG는 올스타전 브레이크 이후 맞이한 후반기 첫날부터 0.5게임차의 박빙으로 경쟁을 시작했다. 이후 경기를 치르지 않는 미편성 일정에 따라 승차가 다소 벌어진 적은 있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아왔고 26일 현재 승차는 다시 0.5게임차다.
 
한국시리즈 직행이 중요한 삼성과 LG의 리그 운용 변수는 무엇이 있을까? 가을철을 더욱 편하게 맞기 위한 삼성과 LG의 불꽃튀는 대결은 진행 중이다.
 
◇승률 6할대가 위태로운 삼성
 
삼성은 지난 6월9일 선두에 올라선 이후 석 달동안 단 하루를 제외하곤 1위를 이어오고 있다. 5월 중순부터 6월 초순까지는 1위에 올랐다 내려오기를 반복했지만 이제는 선두를 확고하게 지키는 형태다.
 
하지만 자세한 내용을 살피면 불안한 선두다. 며칠동안 연속 패하더라도 선두를 지킬 수 있는 압도적 승패마진은 없기 때문이다. 비록 하루만에 다시 탈환했지만 지난 20일 LG에 선두자리를 뺏긴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은 후반기 들어서 한때 6할3푼8리의 높은 승률을 거둔 적이 있다. 지난 1일 KIA 경기 승리한 이후다. 더욱이 이 때는 LG 경기가 미편성된 날이라 양팀은 4경기까지 승차가 급격히 벌어졌다. 삼성에 대해 '독주 시작' 등의 표현도 봇물 터지듯 나오던 때다.
 
그러나 다음 3연전인 2~4일의 LG전 경기에 삼성은 1승2패로 손해를 봤다. 이후 삼성은 미편성일과 1승1패 제자리걸음(한화·KIA), LG 상대의 2연전 싹쓸이 패 등이 이어지면서 양팀 승차는 급격히 줄었다. 결국 11~24일 양팀 승차는 20일 외에는 '0'이었다.
 
이제 삼성은 압도적인 강자가 아니다. 26일 현재 승률은 6할2리까지 밀려났다.
 
이번주 삼성은 NC-SK-두산-KIA-(휴식기)-LG 순으로 일전을 치른다. 오는 7~8일 LG와 대적하는 맞대결 전까지 양팀의 승차를 벌려야만 한다. '가을 야구 진출'을 위해 맹렬히 뛰는 상대팀들을 어떻게 요리할지 관심이 쏠린다.
 
◇7월26일~8월25일 일자별 순위 변동 그래프. (이미지=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홈페이지 캡처)
 
◇승률 6할에 근접한 LG
 
LG에겐 지난 10년동안 숙명처럼 따라붙던 조어 'DTD(Down Team is Down :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가 있다. LG에게 조롱이고 굴욕이던 말이다.
 
전반기에 아무리 좋은 성적을 보였어도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며 조금씩 내려간 끝에 결국 초라하게 한해 농사를 종결짓는 모습에서 비롯됐다.
 
그렇지만 올해 LG는 DTD라는 저주에서 벗어나 가을 야구는 물론, 한국시리즈 직행을 노린다.
 
LG는 5월5일 경기 이후 6월5일 경기 직후까지 5~7위를 넘나들던 중위권의 팀이었다. 하지만 LG는 치열한 중위권 싸움에서 연이어 승리하며 6일 4위로, 7일 3위로 오르더니 6월 말부터는 넥센과 2위를 겨뤘고 지난달 13일부터 삼성과 선두경쟁을 하고 있다.
 
LG는 26일 현재 27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중 올시즌 상대 전적에서 절대 우세를 띄는 한화(9승2패), SK(8승3패)와의 대결이 각각 5경기씩 남은 상태며, 롯데(8승5패), NC(8승5패)와 각 3경기가 남았다. 강한 모습을 보였던 팀과 남은 경기가 많다는 것은 나쁘지 않다.
 
김기태 LG 감독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10경기 이후 17경기가 남았을 때 총력전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과 승차가 얼마 나지 않는 2위인 LG이기에 이같은 발언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과연 LG가 김 감독의 발언처럼 승부수를 적절히 띄워 좋은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홈 경기 일정이 훨씬 더 많은 LG, 유리할까?
 
남은 경기 일정을 보면 LG는 홈인 서울 잠실구장에서의 경기 수가 17경기(우천순연 후 재편성을 앞둔 경기 포함)다. 27경기 중 절반 이상을 홈에서 치르는 것이다.
 
반면 삼성은 잔여경기의 3분의1 가량인 10경기만 대구에서 진행한다. 포항에서 치러질 예정이던 다음달 3~4일 KIA전의 장소가 무수한 논란끝에 대구로 변경되긴 했지만, 그래도 LG에 비해서 홈경기 이점을 받을 기회가 적다.
 
게다가 삼성은 '대구-문학-잠실-대구-(휴식)-잠실-목동-대구-대전-대구' 등의 순서로, 이동거리가 많은 스케줄이다. '잠실-(휴식)-사직-잠실-대전-잠실-잠실-잠실-잠실-문학-사직' 순서인 LG에 비해서 불리하다.
 
여름의 폭염이 차차 잦아들고 있지만 여전히 무덥다. 그만큼 체력적 부담도 여느해보다 크다. 
 
오뉴월동안 평균자책점 '제로(0)'이던 삼성의 특급마무리 오승환이 '7월 3.24, 8월 3.68'의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무더운 날씨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게다가 LG는 부상때문에 빠진 선수가 주축 선수 중에는 없는 반면 삼성은 채태인과 조동찬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잠시나마 빠졌다.
 
여러모로 LG에게 유리한 조건인 상황은 분명하다. 다만 삼성이 살얼음판 우위이긴 하지만 현재 선두에 있고 LG는 기껏 잡은 선두를 놓친 경험도 있다. 더욱이 스포츠는 '의외성'이 작용할 여지가 크다. 지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삼성과 10년동안의 가을 저주를 끊은 LG 중 누가 한국시리즈에 직행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과 LG의 후반기(올스타전 휴식기가 지난 7월23일 이후) 승패·승차·승률 변화.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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