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미국 소비자물가와 산업생산이 큰 폭의 개선세를 나타내는 등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17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미국 상하원 청문회에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또 양적완화(QE) 축소 발언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美산업생산·소비자물가 호조..경기회복 '뚜렷'
1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발표한 지난 6월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3%증가했다.
이는 시장전문가의 예상치 0.2%증가를 웃도는 것은 물론 지난 2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산업생산은 지난 4월 0.5%감소한 이후 5월에는 보합을 나타내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4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함에 따라 경기회복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이 가운데 자동차와 기계업종 호조에 힘입어 제조업 생산이 0.3%늘어났는데 이 역시 전망치 0.1%증가를 상회한 것이다.
이 밖에도 제조업 경기 회복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뉴욕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7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는 9.46을 기록, 5개월 만의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이달 초 미국 공급자관리협회(ISM)가 발표한 6월 제조업지수도 50.9를 기록, 전월의 49와 시장의 예상치 50.6을 모두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세금인상과 연방정부 지출삭감 등 악재가 이어졌으나 최근 재고 소진과 함께 자동차 판매 호조로 산업생산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드 매카시 제프리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이 최근 몇 개월간 부진했다”면서도 “업황전망 등 선행지표에서 제조업 경기가 개선될 것이란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가 두 달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경기회복엔 긍정적인 신호로 여겨진다. 그 만큼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대비 0.5%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전망치인 0.3%를 웃도는 것은 물론 전월 0.1%상승에 이어 2개월 연속 오른 것이다.
다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음식료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2% 오르는 데 그쳐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았다.
◇벤 버냉키 QE축소 발언할까..매파적 발언 가능성 '낮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 사진제공=미국 연방준비제도
미국 경기지표가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면서 시장참가자들은 버냉키 연준 의장이 17~18일 열리는 미국 상하원 청문회 증언에서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 의회 증언은 30~31일로 예정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자회견이 따로 없다는 점에서 관심이 더욱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경제지표에 따라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란 방침을 여러 차례 확인한 만큼 최근 지표 호조가 자산매입 축소를 뒷받침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기에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자산매입을 축소해야한다고 발언하면서 경계감은 한층 짙어진 모습이다.
조지 연준 총재는 이날 경제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는 회복 국면에 있으며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며 “이런 흐름을 볼 때 자산매입 속도를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 회복 모멘텀이 강하지 않은 만큼 버냉키 의장이 긴축을 지지하는 매파적인 발언을 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연말 경제회복 여부에 따라 자산매입 축소에 나설 수는 있지만 이것이 곧 긴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핌코 최고경영자(CEO)겸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도 “(버냉키 의장은) 시장에 혼란을 주지 않는 선에서 어느 정도 위험이 있는 발언을 할 수도 있다”면서도 “결국 연준은 경제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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