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정부의 재정확보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안이 지방은행계열과 증권계열을 우선 매각하는 방향으로 윤곽이 잡혔다.
정부가 발표한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안은 14개 자회사를 지방은행계열, 증권계열, 우리은행계열 3개 그룹으로 나누고 지방은행계열과 증권계열은 올해안에 우리은행계열은 내년까지 모든 매각 절차를 완료한다는 큰 그림을 그렸다.
26일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총 자산 325조원에 달하는 우리금융지주의 몸집을 가볍게 분리해 조속한 매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인수합병(M&A) 시장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메리트가 높은 자회사들을 중심으로 우리금융민영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우선 지방은행계열은 7월 15일 매각공고를 하고 증권계열은 지방은행계열보다 한달 뒤에 매각공고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매각절차에 들어간다.
우리은행계열은 지방은행계열과 증권계열의 매각절차가 마무리 된 후 1월중에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은 합병 과정과 우리은행 매각절차를 동시에 진행한다.
지방은행계열은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으로 인적분할을 형태로 예보가 보유한 지분 56.97% 전체 매각하면 되기 때문에 인수자 입장에서도 부담은 덜게 됐다.
특히,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등은 각 지역 은행들이 시장 점유율 확대 차원으로 인수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나타내고 있어 매각은 순조로울 전망이다.
증권계열은 우리투자증권,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저축은행, 우리F&I, 우리파이낸셜 등이 포함된다. 우리투자증권을 중심으로 비은행 계열 부문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KB금융와 NH금융 등에서 관심을 가지고 올해 안에 매각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PE, 우리FIS, 금호종금, 우리경영연구소 등 우리은행계열이다. 당초 매각 메리트를 높이기 위해서는 은행과 패키지로 묶어 팔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매각 속도를 높이기 위해 분리매각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금융위가 은행의 매각 메리트를 높이기 위해 금융지주를 합병해 은행형태로 전환 매각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은행 인수에 대한 메리트는 높지 않다.
현재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 강화와 성장 억제 정책, 메가뱅크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인 시각 등이 더해져 우리은행의 인수 메리트는 더욱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매각대상 지분에 대한 결정도 매각절차 개시 시점과 시장상황 등을 감안해 추후 결정한다고 밝혀 매각이 쉽지 않다는 걸 간접적으로 밝혔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우리금융의 본체라 할 수 있는 우리은행의 경우 현재 매각하는 것보다 시차를 두고 매각하는 것이 매각 가능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자회사를 먼저 매각함으로써 매각규모를 줄이고 인수자의 자금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어 잠재인수자 범위가 훨씬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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