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정부가 오는 2017년까지 현재의 인터넷보다 10배 빠른 기가인터넷망을 전국에 구축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하지만 정부와 사업자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어 이 계획이 예정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4년후 전국 90%에 기가인터넷망 구축
올해부터 기가인터넷 시범사업을 확대해 오는 2017년까지 전국 90%에 기가인터넷망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미래부에 따르면 올 1월 기준으로 전국 84개시의 기가인터넷 커버리지는 10.4% 수준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올해 커버리지 구축을 15%까지 확대하고, 10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망 고도화와 시범사업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가인터넷은 현재의 100Mbps급 인터넷보다 10배 빠른 최대 1Gbps의 속도가 가능한 인터넷 서비스다.
고품질·대용량의 초고화질 영상이나 무안경 3D영상을 가정에서도 인터넷으로 실시간 시청이 가능하다.
또 가정 내 스마트 기기들간의 무선 데이터 공유도 기가급 속도로 높일 수 있어 인터넷 서비스가 한 차원 높아질 수 있다.
◇이통사 "투자 비용 부담, 고객 수요도 의문"
하지만 정작 사업을 담당할 이통3사는 상용화에 대해 '검토중'이라는 입장이다.
기가인터넷 망 구축을 위해서는 초기 투자비용이 크게 들어가는 만큼 결정하기가 조심스럽다는 것이다.
또 10배나 빨라진 인터넷 망을 구축하면 요금도 올라가야 하는 만큼 고객 수요가 얼마나 클지에 대해서도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KT관계자는 "초기 투자가 많이 들어가는 업종인만큼 시장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며 "무선이 LTE시대까지 온 것처럼 시대가 요구하면 맞춰 나가는게 맞다"고 말했다.
지난 3일 KT의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KT관계자는 "기존 초고속 인터넷과 차별화된 요금체제가 마련돼야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며 "현재 당장 상용화할 생각은 없지만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도 "기가인터넷을 가능하게 하려면 트래픽 급증을 대비해 백본망까지 증설해야 한다"며 "100메가급 인터넷도 계속 증설이 필요한데 기가인터넷까지 구축하려면 막대한 투자비가 들어간다"며 고민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이통사의 고민은 어느 적정 선에서 요금을 책정할 것인가로 기가인터넷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부가 인프라투자를 계속 활용할 수 있도록 망구축을 독려하고, 추진단도 곧 만들어 통신사의 에로사항을 청취하는 한편, 기가인터넷으로 수익이 창출될 수 있도록 긴밀
히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 중심으로 일부 지역 상용화..전국망은 '아직'
한편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상용화를 시작했다.
CJ헬로비전은 2009년 시범사업자로 선정돼 2011년 9월 김포 한강신도시에 최초로 상용화를 시작했으며 이후 부산, 대구, 김해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가입자 유치가 어느정도로 많은지 시범서비스를 했던 특정 지역을 선택해 먼저 구축을 시작했다"며 "김포신도시의 경우 실제로 기가인터넷 사용이 가능하고 타사보다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도 전국망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부는 "망 고도화는 사업자들이 초기에 투자 고민을 많이한다"며 "100메가 인터넷때처럼 서비스가 정착하고 활성화되면 경쟁적으로 붐이 일어 수익창출도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투자비를 지원해주지 않는 한 고객수요와 투자비를 감안해도 2017년까지 90% 인프라 구축은 미래부의 장밋빛 전망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기가인터넷 사용 가정 모습 (사진제공 = CJ헬로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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