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대선평가보고서'를 둘러싸고 민주통합당 내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보고서의 '머리글'이 공개됐다. 평가서의 공정성을 강조하기 위한 글이지만 주류 인사들이 제기한 문제점에 대해 충분히 해명되지 않아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평가위원회는 16일 자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머리글'을 공개하며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며 보고서가 쓰여진 배경과 부분별 집필자를 공개했다. '머리글'은 이날 한상진 대선평가위원장이 쓴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위는 증언자료의 위상에 대해서 "민주캠프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주요 팀장 12명과 본부장급 고위간부 10명의 증언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증언의 가치에 관해 평가위가 여러 차례 검토했다"며 "이견이 계속되자 위원장이 집필위원의 동의를 얻어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노영민 의원이 보고서 반박 기자간담회에서 "설명해준 팩트를 추측으로 무시한 경우가 있다"거나 "캠프의 핵심관계자들로 각각 예산과 조직을 담당했던 우원식, 강기정 의원 등에 대한 면담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평가위는 또 "애당초 설문결과에 근거해 책임소재를 논할 생각은 없었다"며 "책임소재는 훨씬 정교한 논리와 증거를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한상진 위원장은 평가위 활동 초반부터 줄기차게 문재인 전 대선후보 등 주류 인사들의 책임론을 거론해 주류측의 강한 반감을 샀다.
또 책임소재 문제와 관련해 주류측에서 제기하는 "설문조사를 통해 책임을 수량화 하는 것이 과연 정당하냐"는 비판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평가위는 주류측이 가장 강하게 반발하는 부분 중 하나인 안철수 후보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에 대한 평가에 대해선 구체적 설명 없이 "평가위원들의 협력"으로 집필했다고 강조했다.
또 노영민 의원이 조목조목 반박했던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언급됐던 19장에 대해서도 "몇 가지 의견이 나왔으나, 수정보완이 방향이 뚜렸했다"는 말 이외에는 아무런 재반박을 하지 않았다.
평가위는 이어 '정치적 책임윤리'에 대한 평가 부분에서는 위원회 내부의 이견이 상당했음을 인정했다. 평가위는 "책임의 근거와 논리를 명확히 하는 소수의 사례를 위원장이 간결하게 다듬어 민주당 설문조사 결과 뒤에 첨부하는 타협안으로 평가를 진행했다"면서 "위원장이 직접 보고서 전체를 다듬고 수정보완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또 평가위는 출범 때부터 논란이 됐던 '이길 수 있는 선거인데 졌느냐, 애당초 이기기 힘든 선거였는데 선전했느냐'는 두 견해 중 전자의 시각에서 평가를 했다고 밝혔다.
평가위는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월21일 평가위를 발족하면서 '이길 수 있는 선거에서 졌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며 "대선패배 원인을 뿌리 깊게 찾아 엄격하게 패배원인을 밝히고 책임소재를 규명해 줄 것을 평가위에 요청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주류측 이목희 의원은 "구도는 축척돼 온 것"이라며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겼지만 40:60의 구도에서 이인제 후보의 출마 등으로 이겼고, 2002년에는 45:55의 구도에서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이슈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겼다. 이번 선거는 그런 이슈를 만들 수 없었다. 어떻게 보면 구도가 (대선 결과인) 48:51이었다고 볼 수 있다"며 '애당초 이기기 힘든 선거'라는데 방점을 둔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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