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철강 산업이 시름하고 있다. 악재의 연속은 불황의 터널을 헤어나올 수 없는 늪으로 변질시켰다.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와 원자재가 상승, 조선·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붕괴 등 세계경기 침체에 따른 후폭풍이 간단치 않은 상황에서 일본 엔화 약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하락마저 겹쳤다. 경영환경이 극도로 불안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철(鐵) 소비국인 중국의 철강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철강제품의 유통가격 역시 하락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 45%를 차지하는 중국의 철강산업 부진은 국내 철강 경기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사는 내수시장에서 지난 1, 2월 각각 유통향 열연가격을 톤당 2만원 인상한 데 이어 이달 추가로 3만원 인상을 고려 중이다. 하지만 중국의 유통가격이 춘절 이후 약세로 돌아섰고, 국내 자동차와 조선 등 전방수요산업의 상황이 좋지 못함에 따라 인상은 쉽게 결정되지 못할 조짐이다.
여기에 중국 철강재 유통재고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스틸(Mysteel)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중국의 철강재 유통재고는 2232만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열연과 냉연은 각각 13.9%, 1.5%, 철근과 선재는 20.3%, 30.6% 늘었다. 건설용 철강재의 재고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와 함께 일본은 지난해 9월부터 엔저 정책을 지속하면서 자국 철강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동남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마저 벅찬데 일본마저 끼어든 것으로, 국내 업체들로선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중국의 조강생산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 스팟 가격에 대한 개선도 일부 기대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춘절 이후 내수경기가 받쳐주질 않아 전반적으로 정체되는 모습”이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이처럼 재고가 쌓일 경우 제3국으로 수출해야 하는데, 국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또 엔저가 장기화되면 국내 자동차, 조선, 건설, 전자 등 전방산업의 일본산 수입재 사용이 늘어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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