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보조금, 이제 그만!)휴대폰 '가격 부풀리기' 근절 방안은?
(기획)③알뜰폰·자급제폰 걸음마 수준..정부의 감시와 육성책 시급
2013-02-04 10:27:46 2013-02-04 10:30:14
[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과도한 휴대폰 보조금은 통신요금에 그대로 전가돼 결국 소비자들의 피해로 돌아온다.
 
불법보조금으로 인한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실효성 있는 감시와 정책이 선행돼야 한다. 
 
또 통신사 유통망을 개선하고, 단말기 출고가 부풀리기 등 불법행위를 차단해 통신요금을 인하해야 불법보조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정부가 제조사와 통신사의 과도한 보조금을 지속적으로 단속해야 하는 이유다.
 
◇휴대폰 출고가 인하 가능하다
 
지난해말 방송통신위원회가 보조금 단속을 대대적으로 강화하면서 폰 판매량이 감소하자 제조업체들은 출고가 낮추기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동통신 3사의 휴대폰 보조금 지원이 자취를 감춤에 따라 주요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휴대폰 출고가격을 일제히 인하해 스스로 판매량 늘리기에 나선 것이다.
 
보조금이 팽배할 때만해도 제조사들은 휴대폰을 이동통신 회사에 비싸게 납품하고 그 비용을 통신사들이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했지만 보조금이 줄어들자 결국 제조사들은 스스로 출고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택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주요 휴대폰 제조사들은 출고가격을 평균 15만원 이상 낮췄다.
 
제조사들의 높은 출고가가 이통사들의 보조금 전쟁의 발단이라는 사실은 한 통신사 사장의 언급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표현명 KT(030200)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선진국에서 휴대폰 가격은 무약정에 보조금이 없는 형태와 약정과 함께 보조금이 지급되는 형태 등 두가지만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때그때 보조금이 달라 휴대폰 가격도 너무 다양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우리도 선진국처럼 해야하지만 보조금을 없애면 고객들의 반발이 심하다"며 제조사의 보조금을 줄여 출고가를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급제폰 육성안 마련돼야
 
보조금 지급 경쟁을 막을 한가지 대안이 될 수 있는 휴대폰 단말기 자급제는 국내도입 2년 차를 맞았다.
 
편의점폰으로 화제를 모은 프리피아의 세컨드(2nd), 중국 ZTE의 제트(Z)폰에 이어 최근에는 아이리버가 14만원대 울랄라 스마트폰을 출시해 현재 국내에서는 7종의 자급제폰들이 경쟁하고 있다.
 
국내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올해 초고화질 기반의 고사양 제품과 함께 자급제용 중저가폰 라인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자급제는 다양한 단말기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휴대폰 가격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주변에서 자급제폰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지금처럼 과도하고 음성적인 보조금이 성행한다면 시장이 활성화되기 힘들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와 육성방안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방통위는 "휴대폰 자급제 등 단말기 유통경로를 다변화하고 보급형 스마트폰 생산과 보급을 확대해 스마트폰 가격을 지속적으로 낮출 계획"이라며 "이밖에 선택형 요금제 도입, 선불요금 이용 확대 등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알뜰폰 시장 활성화도 시급
 
과도한 보조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알뜰폰도 제시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우선 알뜰폰에 가입하는 구조가 복잡한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알뜰폰 가입 고객은 스마트폰을 일반 매장에서 구입한 뒤 통신사를 통해 따로 가입해야 한다. 이같은 번거로운 과정이 알뜰폰 활성화에 걸림돌이다.
 
단말기 수급 측면에서 고급 기종의 대형 이통사들과 경쟁하기 어려운 점도 해결과제다.
 
알뜰폰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급형 단말기를 주요 상품으로 하지만, 대형 이통사들은 막대한 보조금을 앞세워 최신 기종을 비슷한 가격에 내놓고 있어 가격 메리트를 찾기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알뜰폰 가입자가 전체 이동통신시장에서 차지하는 수급 비중은 2%에도 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알뜰폰 시장이 지금보다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구미에 맞는 다양한 단말기를 제공하는 한편, 가격 경쟁력에서도 기존 이통사들을 앞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기존 이통3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정부도 알뜰폰 육성방안을 마련해 점유율을 1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새롭게 출범한 정부가 알뜰폰 활성화를 중요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어 관련시장 성장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된 LTE 알뜰폰에 현재보다 더 싼 도매대가를 제공해 저렴한 요금제 구성이 가능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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