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직장인 양모(33)씨는 최근 휴대폰에 수신되는 문자메시지 때문에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지난해 말 휴대폰 신규가입을 하면서 번호를 바꿨는데 기존에 사용하던 사람의 개인 사생활 문자가 하루에 10여통씩 들어오기 때문이다.
기존 이용자가 은행·보험등에서 보내는 문자 수신 번호를 변경하지 않아 양씨의 휴대폰에 계속 들어오는 것.
양씨는 이통사에 연락해 기존 고객에게 번호 변경을 요청해달라고 부탁했지만 통신사는 거절했다.
정보에 대한 접근이 제한돼서 개인정보를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알려줄 수도 없어 알아서 스스로 스팸처리 하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양씨는 "기존 이용자도 농협을 이용하고, 나도 농협을 이용하는데 스팸처리 하게 되면 내 문자도 받을 수 없게 되는 것 아니냐"며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건 소비자 불편만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아니면 최소한 이통사에서 기존 이용자가 카드·보험 등을 해지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 몇 달은 번호를 묶어둬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알고싶지도 않은 기존 이용자에 대한 신상명세를 다 파악해버렸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 기간이 지난 후에도 기존 이용자가 카드·보험 등을 해지 하지 않을경우 양씨의 사례처럼 소비자는 고스란히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이통사 관계자는 "이전에 이통3사가 한 달 정도까지만 번호를 묶어두기로 합의한 바 있다"며 "내부방침으로 고객이 스스로 스팸관리를 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이런 사례가 극히 일부분이기 때문에 이통사가 해결해 줄 수 없다"며 "수고스럽겠지만 고객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렇게 짧은 기간동안만 해지된 번호를 묶어둠으로써 기존 이용자도 사생활 침해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주 이용하지 않는 은행권·학자금·멤버쉽 등 일일이 기억할 수 없는 곳에 번호를 바꾸지 않을 경우 추후 다른 사람에게 문자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트위터의 한 이용자는 "내가 쓰는 휴대폰 번호를 이전에 쓰시던 분이 체크카드 사용 문자알림을 아직 변경을 안 하셨는지 그분이 쓰는 농협 체크카드 알림이 내 번호로 오는데 스팸처리 하지 않고 보고있다"고 말했다.
이통3사는 휴대폰번호가 변경되면 기존 번호로 전화해도 새 번호로 자동전환 해주고 있지만 문자는 이것이 불가능하다.
문자메시지는 받는사람의 동의여부와 관계없이 수신되기 때문에 시스템적으로 개발이 어렵다는 것이 이통사의 설명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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