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포스코(005490)가 연초에 발표했던 계열사 구조조정 작업의 결과물을 꺼내보일 시점이 다가오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국에 흩어진 계열사를 모아야 하는 탓에 업무 비효율성 문제가 제기되는가 하면 합병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기업이 본사를 이전할 경우 지역내 반발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최근 "지역마다 뿔뿔히 흩어져 있는 계열사를 모으고 있다"면서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과정에서 소재지가 다른 기업들을 한데 묶느라 업무 비효율성 지적도 뒤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관련 계열사들의 핵심사업 역량 강화와 중복사업 조정, 시너지 제고, 비핵심사업 정리 등을 위해 국내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구조조정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앞서 정준양 회장은 지난 13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정례 회장단 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나 구조조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 "연내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포스코엠텍은 자회사인 나인디지트와 리코금속을 흡수합병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엠텍은 포항에, 나인디지트는 인천 남동구에, 리코금속은 경기도 화성에 각각 위치해 있다.
포스코켐텍은 자회사 포스그린과 포스칼슘과의 합병안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켐텍과 포스칼슘은 포항에, 포스그린은 광양제철소 내에 자리하고 있다. 또 포스코피앤에스의 자회사인 포항 SPFC와, 광양SPFC. 군산SPFC 통합도 거론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원래 포항과 광양을 중심으로 철강, 소재, 에너지 사업 등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리적 위치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시너지 효과를 위해 비슷한 사업영역끼리 묶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을 수도 있지만 본사 경영진 입장에서는 '업무 차원'에서의 효율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업무지시 체계, 의사결정 과정, 사업장끼리의 소통문제 등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포스코의 계열사인 성진지오텍이 최근 포스코플랜텍과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실제 두 기업이 합병할 경우 본사 이전 문제를 놓고 지역내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플랜텍과 성진지오텍의 매출규모가 각각 5975억원, 6328억원으로 엇비슷해 본사 위치를 두고 치열한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플랜텍은 포항에, 성진지오텍은 울산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 어느 한쪽으로 가든 다른 한쪽은 지역경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포항의 한 지역경제계 인사는 "포스코플랜텍이 (성진지오텍과 합쳐져) 울산으로 이전될 수도 있고, 포스코건설이 송도로 이전한 것처럼 송도나 수도권으로 갈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이전될 경우 포항경제가 큰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공동화 현상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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