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우리경제의 삼성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확하게는 삼성전자, 좀 더 좁히면 스마트폰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산업 전반의 편중성과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전차(電車) 군단’으로 불리며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해온 자동차의 경우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하반기 수익성에 대한 불투명성이 증대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는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7일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131개 상장사 기준으로 전체 매출액은 261조9258억원, 영업이익 16조2361억원, 순이익 11조96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2.1% 증가했으나,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2.4%, 26.0%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빼면 실적 악화는 더 두드러졌다. 두 회사를 뺀 나머지 129개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7조97억원, 순이익은 4조22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6%, 59.2% 급감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한 국내 상장사의 2분기 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수준에도 못 미쳤다는 얘기다.
쏠림현상의 속도 또한 매우 빨라졌다. 전차군단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가 2분기 거둔 영업이익은 10.4조원으로 나머지 상장사 영업이익(5.7조원)을 압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6.9조원으로, 나머지 상장사 영업이익(11.6조원)의 절반수준이었다. 단 1년 만에 서로의 위치를 완벽하게 바꾼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가히 절대적이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131개 상장사 전체의 41.4%, 순이익은 43.3%에 달했다. 삼성전자가 벌어들이는 수익이 전체 상장사의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우리경제의 의존도와 편중성을 극명하게 나타냈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고공행진 역시 스마트폰 편중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2분기 거둔 매출액의 51%, 영업이익은 무려 62%가 ‘갤럭시’를 앞세운 무선사업부에서 비롯됐다. 반도체·디스플레이·가전 등 그간 삼성전자의 강점으로 꼽혔던 포트폴리오 구성이 무색할 정도다.
이는 역으로 우리경제의 위험도를 높였다. 스마트폰이 무너지면 삼성전자도, 또 삼성을 근간으로 간신히 지탱해온 국가경제도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쏟아지는 전문가들의 경고 역시 이 부분에 맞닿아 있다. 소니에 기댄 일본, 노키아에 기댄 핀란드의 사례를 보며 같은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는 얘기다. 2분기 실적을 통해 드러난 지극히 비정상적인 산업계의 근본적 체질 개선이 시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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