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1. 서울 강남에서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 손모씨는 소셜커머스 영업전화에 늘 시달린다. 지난번 A사와 손잡고 반값할인 이벤트를 벌인 이후 타 업체들로부터 제휴 문의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제휴를 맺으면 재고 처리나 가게 홍보는 잘 되지만 매달 반값할인 이벤트를 진행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2. 소셜커머스 B사에 영업사원으로 입사한 김모씨. 지역 상점과 접촉해 제휴 계약을 따오는 게 주 업무다. 교육이 끝나고 현장에 투입된 그는 한 점주로부터 “또 ‘육땡’이 왔네”라는 비아냥 섞인 말을 들었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어보니 점주는 “하루에 꼭 맞춰 6번 ‘땡’ 하고 소셜커머스 영업사원이 들어온다고 해서 육땡”이라고 말했다.
작년 말까지 폭발적 성장을 거듭했던 소셜커머스 로컬시장이 정체된 모습이다.
25일 소설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달간 소셜커머스 로컬시장 규모는 월 거래액 500~600억원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커머스의 사업모델은 크게 하루 하나의 지역 상점에서 반값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데이딜’과 배송상품을 다루는 ‘쇼핑딜’로 나뉜다.
여기서 로컬시장이 정체됐다는 것은 ‘원데이딜’ 모델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회원수와 가입자당 평균매출이 늘어나도 추가로 제휴를 맺을 만한 업체들을 찾기 힘들다는 것에서 문제 원인을 찾는다.
지금껏 티몬이나 쿠팡 등 대형 소셜커머스 기업이 맺은 제휴업체들은 약 1만5000개인데 더 이상 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외형성장에서 점유율 확보 경쟁으로 시장 상황이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지금처럼 4개의 대형 소셜커머스 기업이 공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국내 시장 규모가 그만큼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소셜커머스 기업들은 제휴업체 확대를 통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이들이 1순위 공략 대상으로 보고 있는 곳은 의료 분야다. 의료업계의 경우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는 반면 여전히 법 규제에 따라 대형광고를 하지 못하고 있는데 소셜커머스가 그 억눌린 상황을 해소시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많은 병원이 적극적으로 소셜커머스 기업에 광고나 마케팅 제휴에 관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다만 할인을 통한 마케팅이 의료법에 저촉된다는 점 때문에 소셜커머스 기업들은 반값할인 모델 외 다른 방식으로 제휴를 검토하고 있다.
황희승 그루폰코리아 대표는 “의료시장은 일종의 ‘금맥’과도 같다”며 “법 규제 때문에 모두가 망설이고 있을 뿐 누가 먼저 시작하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형 프랜차이즈로 대표되는 이른바 B2B(기업간 거래) 시장도 이들에게는 아주 매력적이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지점 덕분에 대형계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카드, 보험 등 영업비용이 많이 드는 업종들도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잠재적 파트너다.
업계 관계자는 “유흥, 점술, 정치 등 여러 분야에서 제휴 문의가 들어오기도 한데 사후관리나 이미지 문제 때문에 계약이 성사되지 않고 있다”며 “신뢰가 우선인 만큼 문제가 없는 딜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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