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주기자] 저비용항공사가 저렴한 비용·소비자 인식 개선·항공기 안전성 향상·국제선 신규취항 등으로 항공업계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업계와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국내 항공업계 시장점유율의 주요 기준이되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국내선 수송점유비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지난 2008년 저비용항공사의 수송점유비는 9.7%였으나 이듬해인 2009년에는 27.2%로 3배 가량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34.6%로 증가하며 올 상반기 현재까지 40.3%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대형항공사(FSC : Full Service Carrier)의 수송점유비는 지난 2008년 90.3%였던 것이 이듬해인 2009년에는 72.8%, 지난해에는 65.4%로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59.7%까지 내려앉았다.
◇ 저렴한 비용과 소비자 인식 개선‥국제선 점유율도 성장세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저비용항공사의 국내선 시장점유율도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34.0%였던 저비용항공사의 국내선 점유율은 올 상반기 40.5%로 증가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의 국제선 점유율도 지난해 상반기 1.8%였으나 올해 같은 기간 3.6%로 두배나 성장했다.
국제선에서도 저비용항공사의 약진이 뚜렷한 것은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들이 '국제선 운항 자격'을 획득해 국제선에도 새로 취항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 항공산업과 관계자는 "국내선의 경우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기 때문에 저비용항공사의 운항노선이 늘었다"며 "국제선도 지난해 상반기 기준 4개였는데 올해 들어 5개 항공사로 늘면서 약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비용항공업계 관계자들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비용이 저렴하니까 소비자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국내선보다 국제선이 수익성이 높고 최근 국제선 운항 자격을 국토부로부터 획득하고 있는 추세라서 국내선뿐만 아니라 국제선에서도 저비용항공사들의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제트기 도입 이후, 항공기 안전성↑‥대형航 "우리와는 시장 다르다"
저렴한 비용뿐만 아니라 높아진 안정성이 저비용항공사의 수요를 끌어올렸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진에어 관계자는 "초창기 프로펠러기를 운항할 때는 기체가 흔들거리는 등 기타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며 "2008년 7월17일 진에어의 김포-제주노선 보잉737-800 투입을 시작으로 저비용항공사들이 제트기로 기종을 변경하면서 안정성 우려를 줄일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프로펠러기를 제트기로 바꾸면서 저비용항공사의 안정성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고, 이것이 저비용항공사의 수요를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말이다.
실제 국내 모든 저비용항공사들은 현재 제트기를 운항 중이고, 각 항공사도 제트기 운항이 소비자들의 수요에도 적합하다는데에 동의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의 시장 점유율 증가에 대한 대형항공사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시장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저비용항공사의 상승세가 대형항공사에 큰 우려사항은 아니다"며 "가령 진에어가 괌이나 홍콩노선에 오전에 출발한다면 대한항공은 주로 저녁에 출발하는 노선을 운항하면서 서로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비용항공사의 시장 점유율 확대가 자칫 대형항공사의 수익률 저하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많지만 사실은 서로 보완을 통한 상생의 길을 찾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다만 특정 대형항공사가 자신이 출자한 저비용항공사에 일방적으로 노선을 나눠주거나 예매는 대형항공사를 통해받고 항공사 편의에 따라 연계된 저비용항공사로 탑승객을 몰아주는 일부 불합리한 관행은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불공정 행위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뉴스토마토 박창주 기자 est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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