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노조 "전자 따라 파업 안 해…2차 파업 우리 식대로"
박재성 지부장 "정부, 회사 일방에만 힘 싣지 마라…회사 태도에 중부지청 화내"
2026-05-13 15:28:01 2026-05-13 15:28:01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삼성전자와 연대 파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5일 종료된 '1차 파업'에 이은 '2차 파업' 여부에 대해 삼성전자 등과 별도로 독자 판단해 결정하겠다고 선을 그은 겁니다.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상생노동조합)의 박재성 지부장은 지난 11일 인천 연수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나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하는 집회 등에는 참여하겠지만 파업에는 굳이 참여할 이유가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11일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의 박재성 지부장이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 후 인천 연수 삼성바이오로직스 GATE 1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현재 상생노동조합은 창사 15년 만에 첫 파업을 끝내고, 6일부터는 연장·휴일근무를 거부하는 무기한 준법 투쟁을 진행 중입니다. 노사간 각각 급여 인상률 14.3% 및 6.2%안으로 시작된 이견은, 노조가 인사 제도 운영 등에서 노사 교섭을 거칠 것을 요구하고 회사가 이를 거부하면서 격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11월 인사 문건 유출의 미흡한 후속조차도 양측간 갈등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결국 닷새간의 파업 이후에도 회사는 노조 집행부에 대한 형사고소를 하는 등 양측은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박재성 지부장은 싸늘한 여론에 대해 "파업을 죄악시한다"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회사 성장과 직원 성장 별개로 느껴"
 
준법투쟁은 어떻게, 언제까지 진행됩니까.
 
타결될 때까지 무기한입니다. 정시 퇴근만 하고 휴일 출근 등을 하지 않게 되면 실제 공정이 딜레이되는 경우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제품) 폐기는 아니지만, 공장을 최적화되지 않으면 상당히 타격이 크게 (되겠죠). 교대 근무제는 3일 일하고 4일 쉬거나, 4일 일하고 3일 쉬는 형태입니다. 4일 쉴 때에도 (그 중에서) 하루 내지 이틀 (일하러) 나올 수 있었고, 보통 하루 정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준법투쟁 때) 그 하루만 안 나와줘도 회사 입장에서는 기존에 생각했던 인력 운영과는 달라지게 되는 겁니다.
 
유출된 인사 문건에서 확인된 회사의 일방 평가와 구조조정이 직원들의 배신감과 허탈감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직원 평균 연령이 약 30세입니다. 연간 영업이익이나 매출이 보통 20% 정도씩 늘어났지만, 직원들은 성장에 맞춰 처우가 늘어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회사가 돈 많이 잡아먹는다고 우리를 내보내려고 한다'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이미 2022년 말 '리띵크(대규모 인력 재배치)'라는 프로그램으로 회사가 그런 행동을 했습니다. '문서에서 드러난 건 검토고 그런 건(실제 시행이) 아니야'라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최근 영업 비밀을 반출하다가 걸린 사람들은 리띵크 피해자거든요. 하면 안되는 잘못된 방식이죠. 회사가 어느 정도 몰고 갔다고 볼 수도 있는 겁니다. 경쟁사로 간 사람들도 있습니다. 경쟁사로의 인력 유출, 영업 (비밀) 유출, 현재 노사 분규 모두 시작점이 회사의 인력 운영이나 인사 제도 전반의 실패에 걸쳐 있습니다.
 
4월22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앞에서 투쟁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인사 문서 유출 관련해 올해 상반기 내 회사와 해결 방안을 협의한다고 지난해 12월1일 노사가 합의했습니다. 계획을 가져오란 노조 요구를 아직도 회사가 받아들이지 않고 있나요.
 
그 점을 중부지방고용노동청과의 별도 면담에서 이야기했습니다.
 
노조 요구에 회사는 묵묵부답
 
유니언숍(노조 의무가입)을 요구조건으로 내건 이유가 뭐죠.
 
유출된 인사 문건에 조합원에 불이익을 주려고 했던 정황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회사의 말을 믿을 방법은 사실상 유니언숍밖에 없는 겁니다. 모두가 조합원이 되면, 누가 불이익을 받는지 따질 거리가 남지 않아서요. 현행법상 유니온숍 조건이 가입률 3분의2인데, 저희 노조는 이미 80%입니다. (하지만) 회사는 그냥 입 다물고 그냥 가만히 있습니다.
 
11일 인천 연수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사진=뉴스토마토)
 
당초 노조는 회사가 전향적인 제안을 해야 대화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현재 그런 제안이 없었음에도 대화를 하고 있군요.
 
정부로부터 계속 개입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안 한다', '할 필요 없다'는 식으로 비춰지면 노조가 여론상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색 맞추기로 나가고 있는 거죠. (회사가) 아무것도 안 들고 오지만, 그래야 저희도 회사 탓을 할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2차 파업 시기는 '미정'…삼전 파업 동참 안해
 
2차 파업은 언제 할겁니까.
 
회사가 계속 대비를 하기 때문에 공개가 좀 어렵습니다. (1차 파업이) 끝난 지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피로감도 있을 것이라서 일단 보류하고 있습니다. 1차 이후 진전된 점도 없이 2차 파업에 들어가면 직원들의 동력이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상태로 계속 가면 파업을 더 고려해 봐야겠죠. 세 차례 대화에서 회사는 '아직 의사결정할 때가 아니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도대체 그 결정할 때가 언제냐'고 중부지청이 화를 냈거든요.
 
11일 인천 연수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사진=뉴스토마토)
 
1차 파업은 휴일을 꼈는데, 2차 파업도 석가탄신일 등 휴일을 끼고 합니까.
 
아니요. 그렇게 안 할 겁니다. 그냥 아예 무노동 무임금으로 (할 겁니다).
 
삼성전자 파업에 동참할겁니까.
 
함께할 이유가 없긴 합니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긴 하지만요. 개별 사업장의 상황은 분명히 다른 건 사실입니다. 일률적으로 삼성전자의 교섭력을 높이기 위해서 우리도 같이 그냥 (파업)해버릴 수는 없는 겁니다. 직원들도 과연 반길까 싶어요.
 
본인 혼자 삼성그룹 초기업 노조의 사무처장으로서 참여하는 겁니까.
 
그 사업장에서 집회 등을 한다면 참여를 하겠지만 그런 게 아니면 저희는 굳이 (참여하지는 않을 겁니다).
 
다시 말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조합원들이 삼성전자 파업에 동참하는 것은 아니란 거죠.
 
네. 지금 상황에서는 (그렇습니다). 초기업 노조가 생긴 지 이제 얼마 안 됐습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처럼 (내부 단위들이) 서로 도와주는 형태로까지 발전하기에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봅니다.
 
"파업 비난 여론, 과도하다"
 
삼성전자 파업에 대한 반대 여론이 큽니다.
 
지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일반 시민들 입장에서는 '모든 매체, 혹은 정부까지도 나서서 부정적으로 말하는데, (부정 여론이) 대세다. 내가 주식도 가지고 있는 마당에', '원래 1억5000만원 급여를 받는데 6억원을 달라는 건 아니지'라는 생각이 당연히 들겁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많은 회사들은 제조업 기반인 경우가 많은데다, 벤더사들도 많습니다. 이들은 '똑같은 제조업이고, 원래 제조업은 (직원을) 쥐어짜서 돈 버는 건데 6억원이 말이 되느냐'라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증권사·은행권·전문직 등 고액 연봉을 받는 사람들은 많이 있습니다.
 
반대 여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금액의 적절성을 떠나서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파업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는 것을 넘어 단체행동권의 부당한 제약으로 이어지는 것은 잘못됐다고 봅니다. 잘못된 노동관을 심어주는 것 같아서 매우 우려스러운 지점입니다. 고액 연봉자의 파업이 부적절하다고들 하는데 중소기업이 파업하면 파업 참여자들이 '어려운 회사 망하게 하려고 하느냐'는 말을 들을 겁니다.
 
외국으로의 인재 유출 대책을 처우 개선이라고 하던데, 여론이 그 처우 개선을 막는 것은 앞뒤가 안 맞을 수도 있겠군요.
 
모순되는 지점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 임원들이 영업 비밀을 유출해서 처벌받기도 했잖습니까. '중국에 갖다 줄 바에야 회사가 그 정도 돈을 주고 붙잡았어야지'란 얘기도 나옵니다. 그게 곧 처우 개선입니다. 처우가 나아지면 지역사회와 다른 기업에 대한 소비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4월22일 홍광흠 삼성그룹 초기업 노조 위원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의 투쟁결의대회에서 연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주가가 더 올라갈 수 있는데 파업 이슈가 눌러버렸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셀트리온은 파업과 노조도 없는데다, 기업 가치가 훼손되지도 않았습니다. 위탁생산(CMO)을 하면서 우리(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못하는 것(만큼) 물량을 받아갈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주가가) 올랐습니까. (바이오) 섹터 자체가 지금 소외받고 있는 게 팩트라고 생각합니다. 노조의 영향력을 너무 크게 보는 게 아닐까요. 만약 파업이 주가를 누른 게 맞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서라도 노조와 협상하는 것이 이롭겠습니다.
 
"노조 밥그릇 싸움 비판, 납득 어렵다"
 
파업으로 인한 회사 손실이 노조 요구를 들어줘서 나가는 비용보다 많은가요. 그런 주장이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보시나요.
 
무조건 그렇게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그러한지, 회사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가 어디인지 적극적으로 따져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지금 (회사가) 의사결정하지 않는 동안 고객들은 떠나가고 있거든요. 손실을 끼쳐야 회사가 교섭 자리에 나오기 때문에 단체행동권이 보장되는 겁니다. 회사가 '손실봐도 우리가 생각하는 다른 가치가 훨씬 크다고 생각하니까 (의사결정) 안 할 거야'라고 판단한다면 이 (사태가) 장기화할 뿐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파업과 준법투쟁에 대한 여론도 호의적이지 않은 건 소위 '밥그릇 싸움'이라는 비판 때문일텐데.
 
파업을 그냥 죄악시하고 선악 구도로 보는 여론이 조금 편향돼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삼성전자에 대한 여론을 보면, 2023년 적자 이후 2024년 파업 때는 '회사가 위기니까 상황 좋을 때 요구하라'고 하더니 상황이 좋아지자 '상황 좋은데 파업해서 되겠느냐'고 하는 양상입니다.
 
요구사항이 인사권·경영권 침해라는 지적에 노조에서 '그게 아니다'라는 식으로 해명했습니다. 노조 주장이 통상의 노조 요구안과 비교해서 이례적인 건 사실 아닙니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자체적으로 만들어낸 게 아니라 노총에 있는 표준 단협, 노사 관계가 오래된 곳들의 단체 협약 중에서 주장되거나 (실제 실현)된 것들을 감안해서 (요구사항)에 넣은 겁니다.
 
정부가 노조만 문제삼고 있다고 봅니까.
 
특히 정부에서 회사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노동자한테는 '하지 말라'는 식의 압박만 이뤄지고 회사 측에는 압박이 전혀 없으니까요. 일반 시민의 권리 입장에서도 적절하지 않아 보입니다. 마치 기업의 권리가 시민의 권리보다 더 강하다는 논리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일방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아니라 양쪽에 압력을 똑같이 가해줘야 사태를 끝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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