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김건희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일교 금품수수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1심에서의 징역 1년8개월보다 형량이 늘었습니다.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됐던 시세조종과 알선수재 등 주요 혐의가 2심에선 유죄로 뒤집혔기 때문입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 개입, 통일교 청탁·뇌물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건희씨가 지난해 12월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고법 형사15-2부(재판장 신종오 부장판사)는 28일 오후 김씨의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 사건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을 열고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또 압수된 그라프 목걸이를 몰수하고 2094만원의 추징도 명령했습니다.
앞서 지난 8일 결심공판에서 김건희특검은 김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 아번 항소심 선고는 구형량의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그러나 1월28일 1심에서도 선고된 징역 1년8개월보다는 형량이 늘었습니다.
이날 재판정에 들어온 김씨는 검은 정장을 입고 흰 마스크를 쓴 채였습니다. 김씨는 선고 내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 주가조작 '공모' 인정…1심 무죄 판단 '파기'
이번 항소심의 주요 쟁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였습니다. 재판부는 해당 건에 대해 면소와 무죄를 선고했던 1심을 파기하고, 김씨가 주가조작 공범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항소심 재판부는 2010년 10월~11월 김씨가 블랙펄인베스트 측에 20억원이 들어 있는 증권계좌를 제공하면서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를 맡기고, 이 시기 도이치모터스 주식 18만주를 매도한 행위는 시세조종에 가담한 것이라고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시세조종 행위의 공동 가공 의사를 가지고 기능적 행위 지배를 통해 가담한 것이 인정할 수 있다"며 "김씨는 공동정범으로 인정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주식시장 수요와 공급에 따른 건전한 주식시장의 발전을 저해했다. 일반 투자자로 하여금 예측 불가능한 손해를 입게 해 경제 질서를 해쳤다"고 비판했습니다.
통일교 금품수수도 '유죄'…"대통령 배우자 청렴성 저버려"
통일교 측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 역시 형량이 가중되는 사유로 작용했습니다.
앞서 1심은 2022년 4월7일 김씨가 받은 8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 1개에 대해선 청탁으로 볼 만한 것이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대통령 취임식을 불과 한 달 앞둔 시점에 800만원이 넘는 고가품이 오간 것을 단순한 당선 축하 선물로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묵시적 청탁'을 인지한 상태에서 금품을 수수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대통령의 배우자 신분이었던 김씨에겐 대통령 못지않게 높은 청렴성이 요구됨에도 김씨가 그 지위를 이용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대통령의 배우자로서 지위를 이용해 알선수재 행위를 했고,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했습니다.
2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무상 여론조사 수수, 통일교 금품수수 혐의 관련 항소심 선고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명태균 게이트, 항소심서도 무죄…재판부 "재산상 이익 없어"
다만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1심과 같이 무죄가 유지됐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명씨가 정치권의 여러 인물에게 공히 여론조사를 제공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김씨 등이 명씨의 여론조사로 인해 독점적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명씨 여론조사를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공천 대가로 보기도 어렵다고 했습니다.
김씨 측은 항소심 재판이 끝난 후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라는 입장을 냈습니다.
한편, 김씨는 2010년 10월~2012년 12월 이뤄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자금을 대는 전주로서 역할을 했고,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고가 매수·허수 매수·통정매매 등으로 8억1000만원의 부당이득을 본 혐의를 받습니다.
또 2022년 대선 당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58회에 걸쳐 2억7000여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명씨와 친분이 있는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도 있습니다.
아울러 특검은 김씨가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전직 고위 간부에게 샤넬 가방 2개와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8000만원 상당의 명품을 받고 통일교 현안을 청탁받았다고 주장합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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