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중수청 준비단' 파견에 검찰수사관 120명 몰렸다
35명 뽑는데, 120명 몰려 4대1 경쟁률
"중수청 개청 후 인사상 인센티브 부여"
검찰 내부는 뒤숭숭…근거 없는 소문도
중수청 인기에 "간대도 못 갈까" 염려도
2026-04-28 16:42:48 2026-04-28 17:09:09
[뉴스토마토 강예슬·유근윤 기자] 중대범죄수사청 개청 준비단(중수청 준비단)에 지원한 검찰수사관이 120명을 넘어선 걸로 확인됐습니다. 검찰수사관은 단 35명만 뽑는데, 4배 가까운 인원이 지원한 겁니다. 예상치 못하게 많은 인원이 지원하자, 검찰수사관들 사이에선 '나중에 중수청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10월 검찰청을 폐지 후 공소청·중수청이 신설됨에 따라 검찰수사관들의 셈법도 복잡해지는 모양새입니다. 
 
지난달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 직원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8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 검찰과는 이달 15일부터 21일까지 법무부와 검찰 직원을 대상으로 중수청 준비단 파견 공무원 38명(검사 3명·검찰수사관 35명)을 모집했습니다. 그런데 최종 집계 결과 검찰수사관만 120명이 넘게 지원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단순 계산으로도 중수청 준비단에서 일하려면 4대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겁니다. 
 
마약수사를 기획·총괄할 5급 수사관 자리는 적정 대상자를 찾지 못해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재공고를 한 것을 감안하면, 검찰수사관 지원 인원은 이보다 조금 더 많을 걸로 예상됩니다.  
 
중수청 준비단은 중수청 개청을 위한 범정부 조직으로 행정안전부·인사혁신처·기획예산처·검찰·경찰 공무원 등 64명으로 구성됩니다. 이 가운데 검찰 파견 인원은 38명으로, 범정부 기관 중 파견 인원이 가장 많습니다. 거기서도 가장 많은 직렬이 바로 검찰수사관 혹은 실무관이라 불리는 검찰 일반직 공무원입니다. 이들은 △중수청 소관 법령·행정규칙 등 법제관리, 직제대응, 청문회 지원 △영장신청, 사건 송치 프로세스 구축 △마약수사와 과학 기획·총괄 △청사 시설 구축 관리 등의 업무를 맡습니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수사관들이 중수청 준비단에 몰리는 가장 큰 배경으로 승진 등 인사상 이익으로 보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앞서 중수청 준비단 파견공무원을 공모하면서 "중수청 개청 후 준비단에서 근무한 직원의 업무 실적 등을 평가해 우수 성과자는 인사상 인센티브 부여 예정"이라고 안내했습니다. 중수청 개청 작업에 관여한 후 중수청으로 이동할 경우엔 혜택을 준다는 취지입니다. 
 
2025년 6월 인사혁신처가 공개한 2024년 국가공무원 인사통계에 따르면 검찰수사관이라 불리는 검찰 일반직공무원은 6295명입니다. 여기서 7급 이하 공무원이 3분의2(66.5%)를 차지합니다. 6급 공무원은 26.54%(1671명), 5급 공무원은 6.93%(436명)입니다.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검찰수사관은 6급으로 정년퇴직하는데, 중수청 초기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경우 이를 상쇄할 혜택을 얻을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검찰 내부 한 관계자는 "공무원들은 결국 승진을 빨리 할 수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하다"며 "검찰수사관은 5급 이상 승진이 어려운데, 중수청에 가면 승진이 빨라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가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지난 1월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공소청법안 및 중수청법안 입법예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중수청 준비단으로 검찰수사관 지원이 몰렸다는 소식에 검찰 내부도 뒤숭숭합니다. 
 
검찰수사관 A씨는 "수사관들 서넛만 모여도 공소청, 중수청 이야기를 한다"며 "중수청 지원자가 많아지면 나중엔 '내가 원한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게 아니라, 가고 싶어도 못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검찰수사관 B씨도 "공소청과 중수청을 만들기로 확정된 뒤 초반에는 '그래도 공소청에 남아야지'라고 생각한 사람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중수청에 넘어가고 싶다는 사람들도 꽤 많이 생긴 것 같다"며 "중수청에 가려고 하는 사람들은 빨리 중수청 준비단으로 가서, 자리를 잡겠다는 마음으로 넘어가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특히 공소청 검사의 수사권 폐지가 확정되지도 않았지만, 민주당이 형사소송법 개정안에선 보완수사권을 없애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만큼 공소청에 남아 있어선 제대로 된 수사관 업무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반면 공소청에 남게 되면 공소유지와 관련한 업무나 일반 행정 업무를 주로 담당하게 돼 기존보다 업무 강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B씨는 "검찰수사관들은 수사 업무를 하고 싶어서 검찰청 공무원으로 입사한 경우"라며 "중수청 수사관이 되면 본인이 사건 팀장이 돼서 자기 역량을 펼쳐서 수사를 이끌어나갈 수 있다는 점도 이점이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부연했습니다. 
 
괜히 공소청에 남았다가 원치 않는 인사발령을 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팽배합니다. 앞서 지난 3월 국회 본회의 상정 직전 공소청법에 추가된 부칙 7조엔 검찰청 검사와 소속 공무원을 공소청 소속 공무원으로 보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유사한 직무 내용의 상당 직급으로 중대범죄수사청 등 다른 국가기관의 공무원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공소청에 잔류할지, 중수청으로 이동할지 검찰수사관들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배경입니다. 
 
이에 대해 A씨는 "교도관이 많이 모자란다, 근로감독관이 모자란다, 그쪽으로 갈 수도 있다는 말까지 돈다"며 "확인되지 않는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서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불안해지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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