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피앤씨테크, 광명전기 되찾기 청구서만 253억…경영권도 위태
지분 양도 소송전에 이중 지배구조 만들어 경영권 방어
상폐 사유 뒤 신설법인에 지분 이관…소송전, 경영권 변수
오창석 회장, 자금조달창구 광명전기 두고 최후의 몸부림
2026-04-24 06:00:00 2026-04-24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4월 22일 17:2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조광식 피앤씨테크(237750) 회장의 광명전기(017040) 되찾기가 생각보다 훨씬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오창석 무궁화신탁 회장의 머니게임에 동원된 결과, 피앤씨테크가 떠안은 손실만 253억원에 달한다. 설상가상 광명전기가 제기한 140억원 소송에서 패소하면 되찾기는커녕 피앤씨테크 경영권 자체가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광명전기 되찾기 청구서 '253억'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피앤씨테크는 보유 중이던 광명전기 주식 1025만4778주를 123억573만3600원에 에이치케이홀딩스에 양도했다. 이에 따라 피앤씨테크의 광명전기 직접 지분율은 7.84%로 낮아졌고, 광명전기의 최대주주는 에이치케이홀딩스로 바뀌었다. 다만 피앤씨테크는 같은 날 광명전기 지분을 넘긴 대가로 발생한 채권을 출자전환해 에이치케이홀딩스 지분 98.40%를 취득했다. 겉으로는 지분을 넘겼지만, 실질적으로는 피앤씨테크-에이치케이홀딩스-광명전기로 이어지는 간접 지배 구조를 새로 짠 셈이다.
 
 
피앤씨테크는 원래 광명전기 산하에 있던 회사다. 2004년 광명전기가 피앤씨테크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같은 해 3월 조광식 회장이 광명전기 보유 피앤씨테크 주식 192만4000주를 장외매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조 회장이 과거 20년 넘게 광명전기 회장·대표이사를 지냈고, 현재도 광명전기 고문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거래는 단순 투자라기보다 사실상 '친정 회사' 되찾기에 가깝다.
 
당시 조 회장은 자신이 가진 광명전기 지분 14.99%를 180억원에 나반홀딩스에 매각했다. 나반홀딩스는 무궁화신탁의 오창석 회장과 그 일가가 지배하는 회사다. 나반홀딩스는 조 회장 지분에 이어 동업자인 이재광 대표의 지분 14.99%도 205억원에 매수해 29.98%를 보유한 최대 주주가 됐다.
 
조 회장은 광명전기로부터 피씨테크 지분 192만4000주를 140억원에 매입해 지분율 34.47%를 확보했다. 이어 무궁화신탁 주식 14만1667주, 3.65%를 170억원에 매입했다. 조 회장이 피앤씨테크를 가져오고, 피앤씨테크가 다시 오 회장 개인 지분을 인수하는 구조였다.
 
기존 오너의 갑작스러운 매각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제기됐다. 일각에선 공사 수주 과정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지분을 무궁화신탁에 맡기고 자금을 조달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무궁화신탁으로 경영권이 넘어가고 난 위에도 부동산 PF 보증이 재무적 악영향으로 돌아오면서 사태는 다시 변곡점을 맞았다. 광명전기는 당초 지분 15%를 엠에이치건설에 매각하려 했다. 하지만 매각이 불발되면서 지난해 10월 피엔씨테크와 양수 계약을 체결해야 했다.
 
상폐 사유 뒤 에이치케이홀딩스로 방어막
 
해당 거래는 모회사 지분을 팔고 난 뒤 자회사를 통해 모회사의 지분을 되사는 특이한 거래로 시장의 의구심을 자아냈다. 눈길을 끄는 건 지분 양도 시점이다. 광명전기는 2025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의견거절'을 받았고, 한국거래소는 4월7일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고 공시했다. 피앤씨테크의 광명전기 지분 양도는 열흘 뒤인 4월17일 이뤄졌다. 상장폐지 사유가 이미 발생한 뒤, 이의신청 시한을 앞두고 최대주주 지분을 신설 법인으로 옮긴 셈이다. 단순 매각보다 향후 리스크를 본체에서 떼어내기 위한 구조 재편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은 이유다.
 
(사진=광명전기)
 
에이치케이홀딩스 실체도 석연치 않다. 공시에 따르면 에이치케이홀딩스는 자본금 100만원의 유한회사로, 대표이사와 최대주주는 김홍식이다. 본점 주소는 전남 나주시 왕곡면 혁신산단7길 31-14, 2층으로 기재돼 있는데, 피앤씨테크가 회사 홈페이지에 공개한 나주 공장 주소 역시 같은 건물이다. 피앤씨테크 사업장과 동일 주소를 쓰는 신설 법인에 최대주주 지분이 넘어갔다는 점에서‘별개 법인이라는 설명만으로는 의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광명전기가 낸 소송도 변수다. 광명전기 이사회는 지난 1월 조광식 회장과 피앤씨테크를 상대로 전자등록주식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조 회장이 취득한 피앤씨테크 보통주192만4000주가 이사의 자기거래금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피앤씨테크에는 해당 주식의 소유권이 광명전기에 있다는 점을 확인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피앤씨테크가 패소할 경우 조 회장 측 지배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사실상 광명전기 현 이사진이 조 전 회장에 도전하는 형태가 된 꼴이다. 피앤씨테크는 광명전기 최대주주가 됐지만, 아직 광명전기 이사회 장악과 경영진 교체를 하지 못했다. 현재 광명전기의 이사회 이사는 오 회장을 비롯해 나반홀딩스 측 인사로 구성돼 있다고 알려졌다. 이번 에이치케이홀딩스 신설과 지분 이관을 두고 조 회장 측이 소송 리스크에 대비해 우회 지배 구조를 만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피앤씨테크 측은 광명전기 이사회가 경영권 재인수에 반대하는지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소송과는 별개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광명전기 이사회 교체를 추진해 경영권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피앤씨테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미 주식 양도 계약까지 맺은 상황에서 광명전기 이사회가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의문"이라며 "추후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통해 이사회 교체와 광명전기 정상화에 나서겠다"라고 밝혔다.
 
마지막 자금줄 광명전기…소송전도 불사
 
결과적으로 나반홀딩스가 광명전기 경영권을 놓지 않으려는 의도가 이번 거래 핵심이다. 
 
나반홀딩스가 경영권을 쥔 뒤 광명전기는 오 회장 측 자금 흐름과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 여러 차례 동원됐다. 2024년 5월 광명전기는 오 회장 측이 최대주주로 있는 MIT의 6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같은 해 9월에는 나반홀딩스가 보유하던 광명전기 주식 650만8298주(15.02%)와 경영권을 MIT에 200억원에 넘기는 계약도 체결됐지만, 이 계약은 2025년 2월 해제됐다. 오 회장의 영향력이 남아 있는 MIT를 비롯한 기존 상장사는 상장폐지됐고, 광명전기까지 빼앗긴다면 사실상 자금 조달 창구를 잃는 셈이 된다.
 
문제는 그 사이 광명전기 체력이 급격히 약해졌다는 점이다. 광명전기 2025년말 개별 기준 자본총계는 62억3463만원에 그쳤고, 당기순손실은 681억5497만원으로 불어났다. 감사의견은 '의견거절'이다. 
 
결국 이번 거래는 조 회장의 광명전기 복귀전이자, 오 회장 측이 마지막까지 광명전기를 놓지 않으려는 시도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피앤씨테크가 치른 값은 가볍지 않다. 사업보고서에 이미 반영된 손실만 253억원에 육박하고, 140억원 규모 소송도 남아 있다. 광명전기를 되찾는 데 성공하더라도, 피앤씨테크의 재무 건전성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는 게 업계 평가다.
 
<IB토마토>는 광명전기와 나반홀딩스 측에 주식반환청구 소송의 이유를 묻기 위해 재차 연락을 취했지만 광명전기 측은 "이사회와 지분 관련 소송은 민감한 사항이라 답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내놨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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