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윤서 기자] 소상공인의 단결권 보장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올랐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정책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지만, 현행 공정거래법상 공동행위 규제와 충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화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의 간담회에서 "소상공인에게도 집단적 교섭을 허용하고, 최소한 단결권은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사안별로 납품 업체 또는 체인점·지점끼리 집단적으로 교섭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며 구조적 한계를 직접 지적했습니다. 노동자에게 노동 3권이 보장되는 것처럼, 소상공인에게도 실질적인 협상력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입니다.
이에 대해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즉각 환영 입장을 내놨습니다. 소공연은 13일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소상공인 단결권·교섭권 보장 의지 표명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소상공인들은 정당한 공동행위조차 현행법상 담합으로 규정돼 제재를 받아왔다"며 "이번 발언이 실질적인 협상력 강화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제도화 과정에서는 현행 공정거래법과의 충돌 문제가 핵심 변수로 작용합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사업자 간 가격이나 거래 조건의 공동 협의를 원칙적으로 부당한 공동행위, 이른바 담합으로 규정할 수 있어 소상공인의 집단 대응 역시 규제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사한 논의는 해외에서도 이미 진행된 바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은 플랫폼 종속 자영업자 등 경제적 약자의 협상력을 보완하기 위해 경쟁법 적용을 일부 완화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습니다. 이러한 해외 사례는 국내 소상공인 단결권 제도화 논의에서도 참고 지점으로 언급됩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명확한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이동우 법무법인 호연 변호사는 "소상공인이 단체를 구성해 수수료나 납품단가를 협상할 경우 현행 공정거래법 체계에서는 부당한 공동행위로 판단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변호사는 "제도가 명확히 정비되지 않을 경우 개별 사안마다 공정위가 판단해야 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소상공인 단결권과 집단교섭권을 제도화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소상공인 협상력 강화 필요성과 공정거래법상 경쟁 질서 유지 원칙 사이의 충돌을 어떻게 조정할지가 제도화 논의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제도 설계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 간담회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남윤서 기자 nyyys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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