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차세대 플랫폼에 최적화된 소캠(SOCAMM)2 양산에 나서면서 양사의 밀월 관계가 한층 깊어지고 있습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공급사로 입지를 다진 데 이어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모습입니다. 이미 1분기 호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앙처리장치(CPU)를 포함해 D램이 요구되는 영역 전반으로 제품 라인업이 확대되면서, 추가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SK하이닉스는 20일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에 특화된 소캠2 192GB 제품을 공개했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20일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LPDDR5X 기반 차세대 메모리 모듈 ‘소캠2’ 192GB를 본격 양산한다고 밝혔습니다. 소캠2는 스마트폰 등에 쓰이던 저전력 D램을 활용해 기존 제품 대비 전력 소비를 크게 낮춘 것이 특징입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부담 완화가 주요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대안으로 주목받는 제품의 양산을 시작한 것입니다.
소캠2는 AI 모델의 학습·추론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모리 병목 현상을 줄이고, 시스템 처리 속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번 192GB 신제품은 기존 서버용 메모리 모듈(RDIMM) 대비 대역폭은 2배 이상 확대하고, 에너지 효율은 75% 이상 개선해 시스템 전반의 성능을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번 제품은 엔비디아 공급망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K하이닉스는 소캠2가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 플랫폼에 최적화돼 설계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캠1이 개발 단계에서 무산된 이후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소캠2 시장 선점을 노리는 가운데, SK하이닉스도 맞춤형 제품을 내놓으며 경쟁에 뛰어든 것입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베라 루빈’에서 CPU ‘베라’에는 소캠2를, GPU ‘루빈’에는 HBM4를 공급하는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게 됐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소캠2는 이제 막 표준화 작업이 진행되는 단계이며, 베라 루빈 출시가 소캠2를 본격화하는 시점”이라며 “일종의 출발선에 있는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양산에 나선 게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에서 마련된 SK하이닉스 부스에 고대역폭메모리(HBM)4 실물이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CPU 시장 확대 흐름도 긍정적입니다.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면서 AMD와 퀄컴 등도 소캠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는 엔비디아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지만, 고객사가 늘어날 경우 라인업 확장도 가능하다는 관측입니다.
이미 AI 수요 증가에 힘입어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품군 확대를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3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으로,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훈풍 흐름에 따라 1분기에만 약 34조~40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특히 노무라증권은 올해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이 약 256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HBM과 DDR5, LPDDR 등 주력 제품부에 더해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서버 밖 메모리를 끌어다 쓰는 차세대 기술) 등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AI 메모리 풀스택’ 전략의 성과로 풀이됩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고객의 기술적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원하는 것 이상을 제안하는 ‘풀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 도약할 것”이라고 한 바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SK하이닉스는 AI 시장에서 필수 공급망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제품군 전반에서 다양한 형태로 수요가 나오고 있다”며 “지금 강세인 HBM만이 아니라, 시장에서 요구되는 제품들을 공급할 수 있는 파트너사가 되자는 의미”라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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