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03월 24일 18:4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프랜차이즈 산업에서 본사와 가맹점주 간 갈등은 단순한 갑질 논란을 넘어섰다. 계약 구조와 수익 배분 등 복합적인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갈등은 점점 더 깊은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수익 구조를 둘러싼 분쟁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지만, 법적 소송은 승패를 떠나 본사와 점주 모두에게 부담과 상처를 남기는 ‘제로섬 구조’로 반복되고 있다. <IB토마토>는 프랜차이즈 산업 분쟁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갈등의 흐름을 짚고, 소송과 상생 시도, 정책 대안을 함께 살펴본다. 이를 통해 프랜차이즈 산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와 실질적인 해결 가능성을 모색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반복되는 갈등 속 '소송 아닌 해법'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다만, 본사와 점주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만큼 상생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높은 장벽이 존재한다. 최근 업계에서는 관련 기관을 활용한 단체 협상과, 협상을 통해 구조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는 노력이 현실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국회 본회의에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자 참관중인 가맹점주들이 기뻐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제재 실효 있나…소송까지 갈 수밖에 없는 구조
2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22일 일반 공산품을 본사를 통해서만 구매하도록 강제한 신전떡볶이 가맹사업을 하는 신전푸드시스에 과징금 9억 6700만원을 부과했다. 해당 기간 가맹본부는 관련 품목 판매로 60억원 이상의 매출과 수억원대 이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본인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공정위가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격려하면서도, "규모가 작아서 과징금 액수가 그렇게 크지는 않다. 법률이 허용하는 최대치로 부과한 것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맘스터치는 가맹점주 단체 활동을 이유로 일부 점주를 대상으로 계약 해지를 시도했다. 지난해 1월 경기도의 신고로 공정위는 본사에 시정명령과 3억 원 과징금을 부과했다. 다만 점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단체 활동과 관련한 긴장감이 남아 있어 제재만으로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산업 환경도 분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통계에 따르면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 폐점률은 2021년 10.7%에서 2022년 11.4%, 2023년 12.6%, 2024년 13.4%, 2025년 13.7%로 5년 연속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가맹본부 수는 8758개로 전년 대비 감소하며 처음으로 역성장을 나타냈다.
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고물가로 인건비, 배달플랫폼 수수료 부담이 커지고 있어 점주들의 수익 구조는 악화되고 있다. 이에 현실적으로 피해와 관련한 보상 여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송까지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송으로 가도 양측이 얻는 실익은 크지 않다. 오히려 점주들이 더 손해라는 시각도 있다. 법조계 내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점주들은 억울한 일을 당하면 소송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법원은 사건이 과도하게 몰리면 모든 분쟁을 적극적으로 구제하기보다 소송의 양을 줄이는 판결을 내리려고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상당한 변호사 비용을 들여도 소송 승패가 장담 안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소송 비용을 더 많이 감당할 수 있는 본사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경기도공정거래지원센터 홍보물.(사진=경기도청)
대안은 기관 활용과 단체 협상…합리적 구조 조성 가능
결국 대안으로는 '단체 협상'이 주목받고 있다. 단체 협상은 단순히 분쟁을 해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원부재료 비용 구조나 로열티 체계 등 본사-점주 간 계약 구조 자체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장기적으로 소송보다 안정적이고 실효성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는 셈이다.
또한 소수의 협상 테이블은 분쟁을 더 심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한 가맹업계 관계자는 "점주 수 대비 소수로 구성된 점주협의회가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고, 과도한 집단 교섭은 본부 운영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맘스터치의 경우 지난 2020~2021년 1~2개의 점주협의체와 여러 갈등 이후 가맹점주협의체가 5개(전국, 전라, 강원, 김해, 진주)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해 9월 '가맹점주 권익 강화 종합대책'을 발표, 단체 협상 제도 도입 등 사전 예방 중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 일부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관련 기관을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전국에 4개가 설치된 공정거래지원센터 중 경기도 센터는 2024년 가맹사업 분쟁 110건 중 106건을 처리했으며, 이 가운데 77건이 조정으로 해결됐다. 해당 센터는 변호사 선임 등 비용 부담이 없고 절차가 비교적 간소해 활용도가 높다는 평이다.
전민제 대한가맹거래사협회 사업자단체국장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소송을 가게 되면 이판사판이다. 상대방(본사)도 잘 인정을 안하고, 소송에서 지게 되면 다른 비슷한 사례들이 몰려들 수 있다. 조정, 합의, 단체 협상으로 해결을 보는 것이 본사와 점주 들다 이기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조정 제도는 비용 부담도 적고, 조정 성공률도 높다. 조사관이 직접 조사해 조정을 시키기 때문"이라며 "현재 협회에서는 단체 협상 제도를 잘 활용해서 어떻게 하면 상생할 수 있는지 기준을 만들고 있다. 사법 분쟁 조정 절치가 활성화되고, 본사가 전부 보상해 주는 시스템 등이 갖춰지면 분쟁도 크게 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중선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사무국장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장기간 소송을 이어가기보다 원부재료 가격을 낮추거나 로열티 구조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며 "소송을 통해 불확실한 보상을 기다리기보다 협상을 통해 당장 수익을 개선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