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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보현 기자]
해태제과식품(101530)이 물가 안정이라는 정책적 요구와 수익성 확보라는 경영 과제 사이에 놓였다. 2023~2024년에 이어 올해도 일부 제품 가격을 인하한 가운데, 수익성은 2024년 대비 지난해 하락세를 보여서다. 회사는 메가브랜드 강화 등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와 원가 절감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수익성을 방어한다는 방침이다.
해태제과식품 사옥. (사진=해태제과식품)
가격은 내렸지만 원가 상승에 비용 부담 확대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식품은 올해 들어 비스킷 제품 일부 가격을 인하했다. 계란과자 베베핀과 롤리폴리, 사루비아 통참깨, 칼로리바란스 치즈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약 5% 안팎으로 낮췄다.
앞서 회사는 2024년에도 일부 비스킷 제품 가격을 인하한 바 있다. 당시 계란과자와 사루비아 등 주요 스낵 제품 가격을 약 5% 안팎 낮추며 가격 조정에 나섰다. 또한 2023년 7월에도 대표 제품인 아이비 오리지널 가격을 10% 인하하는 등 가격 조정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회사 측은 밀가루 등 일부 원재료 가격 하락을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체 원가 구조를 감안하면 비용 부담이 완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가흐름이 대부분 상승세를 보이며 일부 하락 요인이 전체 원가를 상쇄하지 못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설탕류 가격은 2023년 1220원에서 2025년 1090원으로 약 10.7% 하락했지만, 나머지 주요 원재료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 수입 초코류는 같은 기간 6433원에서 1만 9746원으로 약 206.9% 급등했고, 유지류는 1780원에서 1970원으로 약 10.7% 상승했다. 수입 우유류 역시 5837원에서 7082원으로 약 21.3% 오르며 전반적인 원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 같은 구조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낮추는 배경에는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 기조가 자리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식품·외식 물가 안정을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하며 기업들의 가격 인하 및 인상 자제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이에 식품업계 전반이 가격 인상에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해태제과식품 역시 일부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 인하에 동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가격 인하는 판매량 확대를 통해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지만, 제품 단위당 마진 축소로 수익성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해태제과식품의 매출액은 2023년 6249억원에서 2025년 6414억원으로 약 2.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24년 491억원에서 2025년 423억원으로 약 13.8% 감소했다.
해태제과식품 '두바이스타일' 신제품. (사진=해태제과식품)
매출 늘고 이익 줄고…메가브랜드로 수익성 방어
이처럼 매출 증가와 이익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는 배경에는 원가 상승과 가격 정책이 맞물린 구조적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격을 낮춰 판매량이 늘더라도 원가와 고정비 부담이 함께 증가할 경우 전체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드는 ‘역마진’에 가까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원재료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영업마진 압박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회사 측은 가격 인하가 수익 여력에 따른 결정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크라운해태제과의 지주회사인 크라운해태제과홀딩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가격 인하는 밀가루 비중이 큰 일부 제품에 한정된 것으로, 이익이 많아서 내린 것이 아니라 물가 안정에 동참하기 위한 조치”라며 “현재 수익성은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원가 변동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전략의 실효성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가 상승세와 가격 인하 기조가 동시에 이어질 경우 수익성 악화 폭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이에 회사는 가격인하 기조와 더불어 수익성 방어를 위한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메가브랜드 중심 전략을 강화하고, 시즌 한정 제품 등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이른바 인기 디저트 '두바이초콜릿'에서 파생된 '두바이 스타일' 제품 등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통해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다만 원가 리스크는 여전히 변수다. 이와 관련 크라운해태제과홀딩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원가 상승은 식품업계 전반의 공통된 문제다. 특히나 최근 전쟁 등 국제 정세 영향으로 유가가 급등하는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수익성 제고를 위해 메가 브랜드에 집중하고 원가 절감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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