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오리온홀딩스, 적자에도 쇼박스 못 버리는 이유
낮은 실적 기여도에도 브랜드 마케팅 역할 주요
'왕과사는남자' 흥행에 수익성 개선 기대감 '쑥'
2026-03-24 06:00:00 2026-03-24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20일 14:3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오리온홀딩스(001800)가 지난 2009년 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미디어 그룹사 온미디어 지분을 CJ오쇼핑에 매각한 이후 쇼박스(086980)로 미디어 기업으로서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23년에는 쇼박스의 지분 매각설이 돌기도 했지만, 3년이 지난 현재도 쇼박스는 종속회사로 남아 있다. 쇼박스가 단순한 수익원을 넘어 오리온 브랜드 마케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오리온 인스타그램)
 
미디어 제국 꿈이 남긴 쇼박스…브랜드 마케팅 수행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쇼박스는 지난해 매출 627억원으로 직전년도(931억원) 대비 매출이 감소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지난 2023년부터 3년간 평균 매출액(653억원) 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지난 2024년에는 영화 '파묘'와 넷플릭스 드라마 '살인자O난감' 등 흥행이 이어졌던 반면 지난해에는 흥행작 감소로 인해 매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흥행 실적에 비례해 수익성 변동성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117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쇼박스의 영업이익은 지난 2023년 283억원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24년 영화 '파묘' 등이 흥행하면서 24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가 지난해 다시 적자전환했다. 
 
오리온홀딩스가 쇼박스를 설립한 이후 20여 년이 지났지만 전체 매출과 수익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지난해 오리온홀딩스의 매출액은 3조 3931억원으로 이 중 쇼박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85%에 그쳤다. 홀딩스 영업이익 4877억원 규모에서 117억원 손실을 제외하더라도 영업이익률 변화는 14.37%에서 14.72%로 소폭 늘어나는 수준이다. 
 
낮은 실적 기여도에도 불구하고 쇼박스를 보유하고 있는 데에는 브랜드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지난 1999년 오리온은 미디어플렉스를 설립하면서 영화산업에 뛰어들었다. 같은 해 11월에는 영화 상영과 영화관 운영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메가박스씨네플렉스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2002년 1월 쇼박스를 설립하며 영화 투자와 배급, 상영에 이르는 수직적 통합의 토대를 마련했다. 하지만 2007년 7월 메가박스를 매각한 데 이어 2009년에는 OCN과 투니버스를 운영하던 자회사 온미디어의 지분을 CJ오쇼핑(현 CJ E&M)에 매각했다. 
 
오리온이 표방하던 엔터테인먼트사라는 꿈은 쇼박스를 통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쇼박스가 배급한 영화와 제품간 시너지 효과 창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 1월12일 오리온이 출시한 생크림 파이 '셀위'와 영화 '왕과사는남자'를 연계한 프로모션도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진행했다. 영화 등장인물 중 제품을 함께 먹고 싶은 인물을 댓글로 남기고 지인을 태그하면 경품 추첨을 통해 영화 굿즈와 셀위를 제공하는 형식이다. 
 
이 외에도 지난 2024년 개봉했던 영화 '파묘'에서 배우 최민식이 '오리온용암수'를 마시는 장면이 등장하거나, 무대인사 진행 시 오리온의 '초코파이'를 제공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제품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해외 공동투자 작품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 효과도 기대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소비자 중에서는 간접광고(PPL)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는 있지만 영화 속 소품 등으로 활용될 때는 거부감이 낮아지고 시청 영화의 호감도가 제품의 긍정적인 이미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라며 "최근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영화 흥행이 보장되지 않더라도 브랜드 마케팅 효과를 얻을 기회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임스 비카리이 영화 상영 중간에 콜라나 팝콘을 먹으라는 메시지가 인지하기 힘들 정도의 순간으로 지나갔지만 영화 종료 후 제품 매출이 늘어나는 실험 결과가 있다"라면서 쉽사리 인지하기 힘든 무의식적인 자극을 제시함으로써 인간의 잠재의식에 영향을 가하는 '서브리미널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포트폴리오 구성과 콘텐츠 다변화로 수익 개선 목표
 
올해에는 '왕과 사는 남자' 흥행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쇼박스는 해외판권계약과 영화 상영, VOD 유통, 케이블TV(CATV)와 DVD 판권계약, 공중파 판권계약, 기타 부가판권, 콘텐츠기획 제작 시 발생하는 수익정산금 등을 주요 수익원으로 한다.  
 
지난 2024년 매출 931억원 중 영화관 상영을 통해 벌어들인 매출액만 620억원에 달했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파묘'와 '시민덕희' 등 영화 흥행으로 발생했다. '파묘'는 1191만명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이 공개한 '왕과 사는 남자'는 20일 오전 11시 기준 누적 관객 수 1395만명을 넘어섰다. '파묘'보다도 높은 관객 동원력에 올해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상영작이 부진했던 지난해의 경우 영업적자는 물론 영업활동현금흐름도 193억원 유출을 기록했다. 판권손상차손은 42억원으로 직전년도(16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반면 현금흐름표상 영화판권은 지난해 1억 6559만원 가량 감소했다. 여기에 투자활동현금흐름과 재무활동현금흐름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29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건전성은 안정적인 편이다. 지난해 말 쇼박스의 부채비율은 23.68%, 유동비율은 334.41%를 유지했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은 200%이하일 때 유동비율은 200% 이상일 때 안정적이라고 평가된다. 
 
향후 쇼박스는 지속적인 수익성 창출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올해에는 영화 '살목지', '군체', '폭설'과 함께 드라마 '현혹' 등을 상영·방영할 예정이다. 
 
쇼박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메인 투자 영화뿐만 아니라 배급 대행 등 다양한 영화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과 시리즈, 예능 등 콘텐츠 제작으로 매출 다변화를 도모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해외 투자를 통해 영화를 제작할 때도 현지 오리온 브랜드와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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