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48시간 이내 개방' 최후통첩을 앞두고 반전 카드를 내놨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발전소 등에 대한 공격을 5일간 멈추겠다고 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48시간 후의 시점은 한국 시간으로 24일 오전 8시44분입니다. 즉, 최후통첩 시한을 앞두고 다시 전쟁 종식을 위한 이란과의 협상을 진행한다고 언급한 겁니다. 5일간의 대이란 공격 유예 이후 미국과 이란의 협상 결과에 따라 전 세계 경제와 안보가 다시 한 번 요동칠 것으로 보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전용 헬기에 탑승하기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후통첩 이틀 만에 입장 변화…미·이란 협상 결과 주목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지난 이틀간 미국과 이란 양국이 중동지역의 적대행위를 완전하고 전면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매우 유익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심도 있고 건설적인 대화를 바탕으로 이란의 발전소 및 에너지시설에 대한 모든 군사적 공격을 5일간 유예하도록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내내 이란과의 대화가 이어질 것이라며 협상 결과에 따라 군사행동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이란이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낸 바 있습니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대사도 22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에 대해 "먼저 이란의 가장 큰 발전소를 공격하고 파괴하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후통첩 이후 이틀 만에 이란에 대한 공격 연기를 발표하면서 입장의 변화를 보였습니다. 이와 같은 입장 선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형적인 '벼랑 끝 외교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최후통첩 이후 다시 유화책을 펼치며 자신이 원하는 결과물을 이끌어 내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전략이라는 분석입니다.
당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는다면 미국이 이란 유일의 원전 부셰르 발전소를 공격해 이란뿐 아니라 중동과 아시아 일부 지역에 재앙에 가까운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이란에서도 중동 내 미국 관련 에너지·정보기술(IT) 시설, 해수 담수화 인프라를 동시 공격하면서 더욱 거센 수위의 보복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여기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까지 완전 봉쇄에 나서게 되면 국제유가는 통제불능 수준으로 폭등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불발되면 미국의 공습과 이란의 미사일 반격이 계속되는 식으로 미·이란 전쟁의 '교착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자유의 탑' 뒤로 미국·이스라엘의 군사 공격 여파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뉴시스)
물밑에선 휴전 협상…이란 언론 "소통 없었다" 부인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공격 유예 발표 전 미국이 이란과의 휴전 협상을 위한 초기 논의에 돌입했다는 외신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향후 5년간 미사일 개발 포기, 핵시설 해체, 우라늄 농축 포기, 헤즈볼라·후티 반군과 같은 대리 세력 지원 금지 등 6가지 요구 조건을 내걸고 이란과의 물밑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이란이 카타르 등을 통해 밝혀온 협상 조건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란 매체 <메흐르통신>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배상금 지급과 중동 내 미군기지 폐쇄, 전쟁 재발 방지 보장, 모든 전선에서 전쟁 종식,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새로운 법적 체계 수립, 반이란 활동 가담 언론인에 대한 기소 및 송환 등 6개 조건을 미국에 내걸었습니다. 이 가운데 중동 내 미군기지 폐쇄 등은 미국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문제여서 향후 실제 합의까지는 난항이 예상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 언론들은 이날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어떤 접촉도 없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란의 <타스님 통신>은 고위 안보 관계자를 인용해 "협상은 진행된 적도 없고 진행 중이지도 않다"며 "이러한 방식의 심리전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 전 상태로 돌아갈 수 없고 에너지 시장의 안정도 찾을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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