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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보현 기자]
남양유업(003920)이 5년간 이어진 적자 흐름을 끊고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외형 성장보다는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에 기반한 수익성 개선이라는 점에서 '불황형 흑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수 시장 침체와 저출산 여파로 기존 사업의 성장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회사가 실적 반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남양유업은 전통적 핵심 품목인 분유를 앞세워 해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며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남양유업)
비용 절감으로 턴어라운드…외형 축소 속 불황형 흑자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2억원으로 2024년 마이너스(-) 98억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당기순이익은 71억원으로 전년 2499만원 대비 약 2743% 증가했다. 5년간 이어진 적자 흐름을 끊고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한 셈이다.
반면 매출액은 9141억원으로 전년 9528억원 대비 4.1% 감소했다. 매출액이 줄었는데 영업이익이 늘었다면 외형 축소 속에서도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한, 이른바 '불황형 흑자' 구조라는 의미다. 회사는 그간 이어진 실적 부진 속에서 비용 구조를 대폭 손질하고 비효율 사업을 정리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판관비 절감과 운영 효율화가 맞물리며 영업이익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자체가 축소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소비 둔화와 저출산 여파로 분유를 비롯한 유제품 전반의 내수 수요가 감소해서다.
이 가운데 분유 사업은 남양유업의 실적 구조를 가늠할 핵심 축으로 꼽힌다. 회사는 업계에서 1967년 국내 최초로 분유를 생산·판매하며 시장을 개척한 대표 업체로, 오랜 기간 분유를 주력 사업으로 삼아왔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소매점(POS) 기준 분유 매출액은 약 235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양유업은 시장 점유율을 2023년 23.3%에서 2024년 26.7%로 3.4%p 높이며 1위 자리를 지켰다.
분유 부문은 지난해 흑자 전환 과정에서도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내수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프리미엄 제품군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방어하며 실적 하방을 지지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해외 시장 확대 효과가 본격 반영되기 시작한 지난해 2분기에는 동남아 등 주요 수출국을 중심으로 수출 매출이 34% 증가했다. 지난해 분유류 수출 매출액은 282억원으로 전년 212억원 대비 33% 늘었다. 전체 매출액 중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 21.1%로 2024년 약 19% 대비 증가했다.
회사는 올해도 분유를 안정적인 수익 기반으로 삼는 동시에, 국내 시장 한계를 고려해 해외 비중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분유사업에 대해 “특히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고 있는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 베트남 최대 유통업체 푸타이 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현지 유통망을 강화하는 등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둔화에 동남아로 선회…'K분유'로 수출 다변화
다만 국내 분유 시장은 저출산 영향으로 구조적 감소세에 접어든 만큼, 성장 여력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또 과거 최대 수출 시장으로 꼽히던 중국 역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2016년 약 1786만명에서 2023년 902만명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분유 산업 규제 강화까지 맞물리며 외국계 브랜드의 시장 진입 환경도 이전보다 까다로워진 상황이다. 관세청과 국제원산지정보원 등에 따르면 중국은 영유아 조제분유에 대해 제조법 등록제를 시행해 국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만 판매가 가능하게 했다. 또한 중국 내 분유 시장은 토종 브랜드와 글로벌 대형 업체들이 이미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국내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1%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회사는 중국 외에도 수출 다변화를 꾀해 리스크 분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캄보디아는 2023년 기준 합계출산율이 2.6명 수준으로 여전히 인구 대체 수준을 웃돈다. 이는 초저출산 국가인 한국과 달리 영유아 수요 기반이 유지되는 시장으로 평가된다. 특히 캄보디아로 수출되는 한국 분유 가운데 약 80~90%가 남양유업 제품일 정도다. 회사는 현지 맞춤형 제품과 마케팅을 통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향후 실적과 해외 비중 확대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남양유업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당사는 중국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으로 적극 대응하면서 캄보디아, 베트남 등으로 수출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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