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윗물부터 썩은 새마을금고…금융사고 34% 임원 연루
2026-03-20 06:00:00 2026-03-20 06:00:00
 
[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3건 중 1건에 임원들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금고를 관리·감독해야 할 위치에 있는 인사들이 오히려 사고의 주체로 드러나 내부통제 시스템이 사실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임원 권한이 집중된 운영 구조를 고려할 때 내부통제 체계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5년간 임원이상 징계 18명 
 
(그래픽=뉴스토마토)
19일 행정안전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상식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새마을금고 금융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금융사고로 징계를 받은 52명 가운데 18명이 간부·임원·이사장 등 관리자급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전체 사고 54건 중 30건이 고발 및 검거 등 형사 절차로 이어질 만큼 사안이 중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관련자는 대부분 면직·해임 등의 조치를 받은 상태입니다.
 
금고 내부에서 사고를 선제적으로 걸러내지 못한 가운데 외부 의존도가 높게 나타나면서 내부통제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됩니다. 금융사고 적발 경로를 보면 전체 54건의 금융사고 가운데 중앙회 검사(27건)가 가장 많았고, 외부 제보(14건), 자체 검사(12건), 정부 합동 검사(1건) 순이었습니다. 금고 자체 검사로 적발된 사례가 가장 적어 자체적인 내부 감시 체계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중앙회 관계자는 "중앙회 감사도 사실상 내부 감사에 해당한다"면서 "관리·감독 강화를 위해 자체 감사 기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금융사고 54건 가운데 횡령이 37건으로 약 80%를 차지해 임직원의 위험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 밖에도 배임 13건, 수재 2건, 도난 2건 등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고 금액은 총 268억7500만원에 달하며 금액이 확정되지 않은 배임 11건을 포함할 경우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됩니다. 해당 11건은 현재 법적 조치를 진행 중입니다.
 
사후 관리 역시 부실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체 사고액 가운데 현재까지 회수하지 못한 금액은 55억1800만원에 달합니다. 특히 2025년 발생한 사고의 경우 90% 이상이 미회수 상태로 남아 있어 사고 예방은 물론 회수 체계까지 전반적인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상식 의원은 "이사장 등 고위 관리층이 연루된 금융사고가 반복되고 전체 연루자의 34% 이상이 관리자급이라는 점은 새마을금고의 관리자 리스크가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면서 "단순한 인적 조치를 넘어 임원진 견제 장치를 강화하고 사고 예방부터 실질적 회수까지 전 과정을 관리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감사 시스템을 즉각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앙회 관계자는 "대규모 인출 사태 이후 관리·감독을 강화하면서 적발 건수가 늘었지만 최근에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임원들의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2023년부터 새마을금고법을 개정해 임원 자격 요건을 강화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2024년 말에는 내부통제 강화 업무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공유했으며 임직원 모두가 준수해야 할 내부통제 기준을 명확히 하는 등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금융당국 사각지대 지속 
 
매년 금융사고가 반복되고 임원들이 연루되는 배경으로 관리·감독의 소홀함이 꼽힙니다. 전국 1251개 새마을금고가 개별 법인으로 운영하면서 감독이 쉽지 않은 구조인 점도 한계로 지목됩니다. 금융감독원이 아닌 행안부와 중앙회가 감시하는 만큼 전문성과 통제 역량이 부족하다는 문제 제기도 매년 이어지고 있습니다.
 
농협·수협·산림조합·신협 등 다른 상호금융기관의 신용사업은 금융당국이 관리·감독하는 반면 새마을금고는 행안부와 중앙회가 맡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는 금융당국 감독 체계에서 벗어나 있어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새마을금고가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실질적인 금융기관인 만큼 금융위가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고 공식 언급하면서 감독권 이관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금융당국과 정보 공유·협력·상시 감시 기능 등을 강화하는 방침 아래 자체적인 체질 개선 방향으로 정리됐습니다.
 
그동안 감독권 이관 논의가 제기될 때마다 내부통제 강화를 약속해 왔지만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형식적인 대책에 그치지 않고 내부통제와 건전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배경입니다. 
 
국회 행안위 관계자는 "금융당국도 부실 금고가 많은 상황에서 감독권을 쉽게 가져가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고 입김에 흔들리지 않고 내부통제를 적극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중앙회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와 금융당국이 참여하는 특별관리 태스크포스(TF) 체제 아래에서 강도 높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정부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만큼 내부통제에 더욱 힘쓸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새마을금고 지점. (사진=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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